인간으로 산다는 질문
AI가 등장하면서 오히려 인간적인 면이 더 부각되고 있다. 대부분의 강의와 강연은 AI를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를 이야기하면서도, 동시에 AI와 함께 인간으로 살아가는 법을 묻고 있다.
이 질문 자체가 이미 두려움을 반증한다. 우리는 지금, 인간으로 살아가는 법에 대한 불안을 겪고 있는지도 모른다. 그 증거 가운데 하나가 최근 철학과 진학의 인기다. 한때는 “철학을 해서 무엇을 먹고 사느냐”는 말이 나올 정도로 비인기 전공이었던 분야가 다시 주목받고 있다.
철학은 인간에게 가장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는 학문이다. 그 중요성은 누구나 알고 있었지만, 그것을 내 삶의 일부로 가져올 만큼의 여유나 절박함은 없었던 것인지도 모른다. 혹은 그만큼의 가치로 체감하지 못했을 수도 있다.
그런 점에서 지금의 흐름은 의미가 크다. 대학에서 철학이 인기를 얻는다는 것은, 지난 20년을 살아온 이들이 여전히 앞으로의 방향을 찾지 못하고 있다는 신호일 수도 있다. 지금까지 배워온 것을 잠시 내려놓더라도, 앞으로 어떤 선택을 해야 할지 다시 묻고 싶다는 마음의 표현처럼 보인다.
이 질문은 학생들만의 것이 아니다. 성인에게도 같은 고민이 이어진다. 자신의 삶에 대한 방향이나 이유를 찾지 못한 채 거대한 흐름에 휩쓸리다 보면, 나중에는 자신을 잃어버린 채 후회만 남는 시간을 맞이할 수도 있다.
그래서 지금 우리가 집중해야 할 것은 AI를 어떻게 이기거나, 어떻게 공존할 것인가의 문제가 아닐지도 모른다. 오히려 내가 인간으로서 무엇을 할 수 있는지, 무엇을 붙들고 살아가야 하는지에 대한 확신을 갖는 일이다. 결국 기술의 속도가 아니라, 인간으로서의 기준이 우리를 지켜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