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은 아름다워]

웃긴 아빠가 되는 방법

by 김도형


요즘은 딸이 웃는 모습을 보는 일이 하루의 중심이 되었다. 아직 말을 하지 못해서 다행이라는 생각마저 든다. 언젠가 말을 하게 되면 출근길에 발이 떨어지지 않을 것 같아서다. 아이가 웃는 얼굴을 보면 괜히 얼굴을 더 일그러뜨리고, 평소보다 훨씬 과장된 행동을 하게 된다. 아이가 웃을 때까지 멈추지 않는다. 이유는 단순하다. 그저 웃는 모습을 보고 싶어서다.


가끔은 내가 하는 행동을 스스로 떠올리며 웃음이 난다. 어이없고, 철없어 보일 만큼 과한 몸짓들이다. 하지만 그 모든 과정을 굳이 설명하거나 의미를 붙일 필요는 없다. 자식이 웃는 모습 하나로 충분히 기쁜 상태가 부모라는 존재인 것 같다. 계산도, 판단도 없이 기쁨으로만 움직이는 순간들이다.


그럴 때마다 인생은 아름다워라는 영화가 떠오른다. 이 영화는 한 남자가 사랑하는 사람에게 다가가 가정을 이루고, 아이를 낳아 살아가는 장면들로 시작한다. 시대적 배경은 2차 세계대전이고, 결국 전쟁이라는 거대한 폭력 앞에서 그 평온한 일상은 무너진다. 하지만 그 잔혹한 상황 속에서도 영화는 역설적으로 삶이 얼마나 아름다울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특히 마지막 장면이 오래 남는다. 주인공은 자신이 죽을 것을 알면서도, 아이 앞에서는 끝까지 익살스러운 몸짓을 멈추지 않는다. 슬랩스틱처럼 보일 만큼 과장된 움직임으로, 아이에게는 그 순간이 두려움이 아닌 웃음으로 기억되게 한다. 그 장면을 떠올리면 지금 내가 아이 앞에서 보여주는 어설픈 행동들이 얼마나 사소하고, 또 얼마든지 할 수 있는 일인지 새삼 느끼게 된다.


부모가 되고 나면 힘든 순간에도 아이 앞에서는 태연해지고 싶어진다. 급한 마음이나 불안한 표정을 아이가 모르고 지나갈 수 있기를 바란다. 혼자였을 때는 쉽게 무너졌을 순간들도, 부모라는 이름 아래에서는 설명할 수 없는 인내심과 힘이 생긴다. 책임이 무겁게만 느껴지기보다는, 오히려 아이 덕분에 내가 더 단단해지고 차분해질 수 있다는 사실에 감사하게 된다.


그래서 나는 오늘도 웃긴 아빠가 되려고 한다. 대단한 교육도, 거창한 메시지도 아니다. 아이가 웃을 수 있다면 그걸로 충분하다. 다만 한 가지는 분명해졌다. 앞으로는 운동을 좀 더 자주 해야겠다. 관절을 부드럽게 유지해야 오래도록 웃긴 아빠로 남을 수 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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