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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raphic Novel] 펀홈 Fun Home

by 김도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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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요한 호수가에서 기대하지 않은 상태에서 월척을 낚았다.

책을 보는 동안 몇번을 심호흡을 하며 책을 덮었다가 다시 열었다.


주변에 메모로 쓸수 있는것을 몇번이고 생각했지만 빠르게 떠오르는 생각들을 한번에 담을수 있는것은 컴퓨터 밖에 없다는 생각에 머리속을 맴돌기 시작한 단어들을 잊지 않으려고 필사적으로 버텼다.


[가족 희비극 =Fun home] 이라는 극적인 역설과 하나도 웃기지 않는 잔잔한 희화를 담은 그래픽 노블이다. "일기마저 부담스러운 일과로 전락하는 건 순식간이었다."


일기가 의무가 되는 시점, 그리고 그것으로 메모와 정리에 대한 집착이 시작되는 시점, 그것은 언제 다시 펴볼지 모르는 어느 시점의 예측불가능한 강렬한 한방의 희열때문에 집착적으로 물고 늘어지고 있었다.


"프루스트 소설의 번역 개정판이 나왔다. <지나간 것들의 기억>이라는 제목이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로 바뀌었다." 왜 지나간 것들의 기억이라는 깊고 있어보이는 제목에서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라는 마치 동화와 희망과 삶을 주는 듯한 제목으로 바뀌었을까, 그다지 밝지도 누군가에게 희망을 주지도 않는 비극적이고 잔혹할수 있는 그의 글이 제목으로 짓밟혀진 느낌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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