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손들에게 들려줄 이야기와 매체를 고민하다.
내가 어릴 적 할아버지, 할머니에게 옛날이야기를 들었었다.
‘옛날 옛적에 그러니까 아주 옛날 옛적에’, 얼마나 옛날인지도 알 수 없는 과거 이야기.
문득 내가 만약에 누군가에게 이야기를 해준다면 옛날을 더 강조해서 최대한 시간을 끌었을 것이다.
그리고 분명 무슨 이야기를 시작해야 할지 막막한 마음을 얼마나 옛날인지 강조하면서 생각할 것이다.
잘려고 누운 밤에 할아버지, 할머니 무릎에 누워서 참 옛날이야기들을 많이 들었던 것 같다.
그분들은 어떻게 그렇게 많은 이야기들을 알고 있었으며, 또 자신의 이야기처럼 소설을 쓰듯 말로 풀어갔을까. 이런 일상 속의 기억만으로도 아날로그 시대 사람들의 대단함이 느껴진다.
하지만 더 이상 옛날이야기를 들려줄 할아버지도, 그런 이야기를 들을 아이들도 없는 세상이 왔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제 어른이 된 나는 어떤 매체로 어떤 이야기를 들려주어야 할지 고민하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