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학과 진학: 합법적인 진로 유예 기간?>

by 김도형

가끔 철학과 관련된 유튜브 채널을 찾아보는데, 최근 본 영상 중 하나가 철학과 학생들의 진로 선택에 대한 이야기였다. 현실적이면서도 씁쓸한 내용이었지만, 한편으로는 공감되는 부분도 많았다.


철학과는 흔히 “돈이 되지 않는 학문”이라는 인식이 강하다. 입학과 동시에 *“그래서 졸업 후에는 뭘 할 거야?”*라는 질문을 받는 게 당연할 정도다. 그렇기 때문에 철학과 학생들은 오히려 현실을 직시하고, 학업을 병행하면서 일찍부터 자신의 진로를 찾고 준비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한국에서는 진로를 찾기 전에 자신의 적성을 파악하는 과정조차 쉽지 않다. 사회는 비교와 경쟁이 강조된 구조 속에서 개인적인 기준을 세우기 어렵게 만들며, 때로는 타성에 젖어 변화 없이 살아가기도 한다. 성인이 되어서도 자신이 어떤 일을 해야 하는지조차 확신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반면, 일부 외국에서는 고등학교 졸업 후 대학에 진학하기 전에 일정 기간 동안 진로를 탐색하는 강제적인 프로그램을 운영하기도 한다. 한국에서는 학벌과 조건에 의해 미래의 기준이 정해지는 경우가 많아, 충분한 고민의 시간이 주어지지 않는다. 그렇기에 철학과에 진학하는 것이 일종의 강제적인 환경을 만들고, 자신의 적성을 찾기 위한 유예 기간을 부여하는 방식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이러한 방식이 최선의 해결책은 아니다. 현실적인 어려움을 대처하기 위해 학생들이 스스로 선택한 방법이라는 점에서 대견함을 느끼지만, 그 자체가 바람직한 방향이라고 추천하고 싶지는 않다. 진로를 고민할 시간이 보장되는 사회적 환경이 더 중요하지 않을까 다시금 생각해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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