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노플리 효과: 집단에 속하기 위한 소비>

by 김도형

파노플리 효과(Panoplie Effect)란 특정 제품을 구매함으로써, 마치 해당 제품을 소비하는 특정 집단에 속하는 것처럼 느끼게 되는 현상을 의미한다.


나는 미술 강의를 할 때 꼭 강조하는 것이 있다. 바로 ‘소장’의 기쁨이다. 미술품을 소장하는 것은 단순한 행위를 넘어, 여러 가지 깊은 의미를 지닌다. 하지만 나는 이를 과하게 미화하고 싶지는 않다. 모든 작품이 수준이 높은 것은 아니며, 소장의 가치 또한 다양한 이유에서 비롯되기 때문이다.


미술품을 구매하는 이유는 다양하다. 작가를 후원하는 목적, 개인의 자아실현, 문화적 향유 등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솔직하게 말하자면, 미술품이 일종의 사치품으로 간주되는 이상, 그 깊은 심연에는 과시하고 싶은 본능이 본질적으로 녹아 있다. 미술품을 통해 자신을 브랜딩하고, “나는 이런 작품을 알고, 즐길 줄 아는 사람이다”라는 이미지를 구축하는 것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


여기에서 가장 큰 역할을 하는 것이 바로 파노폴리 효과이다. 작품을 구매하고 집에 걸어두는 행위는 단순한 장식이 아니라, 나는 이 작품을 이해하고, 즐기며, 이를 소유할 수 있는 문화적, 경제적 기반을 가진 사람이다라는 메시지를 전달하는 일종의 소속감 형성 과정이다. 미술품을 소장하는 것은 단순한 개인적 만족을 넘어, 특정한 문화적 집단에 속한다는 감각을 강화하는 역할을 한다.


나는 미술품을 자산으로만 바라보는 투기적 목적에는 반감을 갖고 있지만, 작품을 통해 자신을 더욱 돋보이게 만들고 싶은 마음, 그리고 그것을 통해 ‘멋진 사람’으로 보이고 싶은 욕망 자체는 부정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다. 오히려 이러한 감정이 자연스러운 것이며, 미술품 소장의 또 다른 중요한 의미일 수 있다는 점을 더 분명하게 말하고 싶다.


#파노폴리효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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