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성은 예술가만이 가질 수 있는 것일까
이상의 궁: 예술성은 예술가만의 것인가?
"농부의 자식으로 태어나, 농부로 살아온 나는, 나와 같은 계층의 사람들 중에도 천재성을 가진 사람, 힘찬 정열을 지닌 사람이 있다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 살고 또 죽겠노라."
— 페르디낭 슈발
프랑스 남부 오트리브에 위치한 이상의 궁(Palais Idéal) 은 1912년에 완공된 독창적인 건축물이다. 피카소조차 감탄했을 정도로 저명한 예술가들에게도 인정받은 이 궁전은, 놀랍게도 평범한 우편 배달부였던 페르디낭 슈발(Ferdinand Cheval) 이 홀로 33년간 돌을 쌓아 완성한 것이다.
"이 사람, 정말 아티스트다." 우리는 이런 말을 종종 한다. 때로는 단순히 감각적으로 세련된 손길을 가진 사람을 보고, 때로는 무언가를 창조해내는 능력을 가진 사람에게 경탄하며. 물론, 타고난 감각과 창의성으로 예술적 깊이를 만들어내는 ‘황금손’을 가진 이들도 있다. 그러나 과거에는 ‘예술가’라는 개념이 없었고, 예술은 주로 장인이나 공예가들의 손에서 태어났다. 예술성이 인간의 고유한 능력 중 하나로 자리 잡은 것은 그리 오래된 일이 아닐지도 모른다.
오늘날이라면 정밀한 장비와 기술을 활용해 쉽게 완성할 수 있는 작업도, 과거에는 몇 시간, 며칠, 심지어 몇 년에 걸쳐 한 조각씩 쌓아 올려야 했다. 단순한 돌 하나를 깎는 데 온종일을 바쳤던 그들의 집요함과 몰입은 지금의 우리가 상상하기 어려운 경지다.
어쩌면 예술성은 단순한 재능이 아니라 집요함과 정열, 그리고 우직함 에서 비롯되는 것이 아닐까. 자신의 열정을 의지로 환원시켜 세상에 관철시키는 것, 그것이야말로 현대 사회에서 예술가로 살아남을 수 있는 본질적인 방법일지도 모른다. 세상이 변하더라도, 역사 속에서 예술이 존재해 온 방식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예술적인 재능을 타고나는 것보다, 결국 예술가로 남을 수 있는가를 증명하는 순간을 위해 불타는 정열이 더욱 필요한 시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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