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왜 예술가는 가난하고 고립되었는가: 서구의 모더니즘>

by 김도형

왜 예술가는 가난하고 고립되는가라는 질문은 현대 미술가들에게 가장 중요한 화두이자, 앞으로도 해결해야 할 숙제이다. 이러한 문제는 단순히 개인의 삶의 어려움을 넘어, 예술과 사회의 관계를 다시 생각하게 만드는 근본적인 질문을 제기한다.


이 질문은 서구의 모더니즘이 시작되면서 더욱 부각되었으며, 그 문제의 본질은 역사적 맥락에서 찾을 수 있다. 서구 모더니즘은 자본주의의 급속한 발전과 함께, 시민 계급의 역사적 발전이 이를 따라가지 못하는 상황 속에서 등장했다. 이러한 불균형은 예술가들이 외적인 현실 문제보다는 인간의 내면적 문제로 관심을 돌리게 만든 원인이 되었다.


모더니즘의 예술은 현실과의 부적응을 기반으로 발전했으며, 이는 종종 행동적으로 무력화된 룸펜(lumpen) 지식인 계층과 연결되었다. 이들은 사회적 단절과 인간관계의 붕괴에 대한 울분을 심리적 파문으로 표현했다. 이 과정에서 예술가는 자본주의 사회에서 생산성이 없는 계층으로 분류되었고, "직업"이라는 이름은 부여되었지만 실질적인 사회적 역할이나 보상을 기대하기 어려웠다. 이러한 소외는 현실 문제를 회피하려는 경향과 내면으로의 몰입을 초래했고, 이는 예술의 주제를 점점 더 개인적이고 내적인 것으로 이끌었다.


그 결과, 예술가들이 외적인 문제에 시선을 돌리게 된 것은 최소한의 생존이 보장된 후에야 가능했다. 이는 모더니즘의 근본적 특성 중 하나로, 사회 문제보다는 개인의 심리적, 감정적 탐구를 우선시하는 경향으로 나타났다.


오늘날 우리는 1차적으로 발생한 빈부 격차에 이어, 정보 불균형으로 인한 2차적 격차가 심화될 시대를 맞이하고 있다. 이는 더욱 극심한 빈부 불균형을 초래할 가능성이 높으며, 이로 인해 예술가들이 어떤 반발적 시각을 제시할지 주목된다. 그러나 예술을 단순히 수요와 공급, 혹은 예술가의 예술성 여부로만 판단해서는 안 된다. 경제 구조와 시스템이 예술가에게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그리고 그로 인해 예술가들이 다루는 주제가 어떻게 변화했는지에 대한 심도 있는 분석이 필요하다.


아이러니하게도, 예술은 자본주의가 풍요로운 시기에 그 확장성이 가장 커지는 경우가 많다. 이는 자본주의 자체가 예술가들에게 영감을 주는 동시에, 그들을 가난과 고립으로 몰아넣는 역설을 내포하고 있다. 앞으로의 예술은 이러한 구조적 문제를 어떻게 다루고 표현해낼지, 그리고 그 과정에서 예술가들이 어떻게 변화할지에 대한 고민이 지속적으로 요구된다.


#예술가고립 #가난한예술가 #모더니즘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그림자가 밝은 작품의 그늘 많은 작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