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의 시가감정은 여전히 여러 가지 한계와 과제를 안고 있다. 가장 큰 문제 중 하나는 자격증과 공신력 부족이다. 미국의 USPAP(Uniform Standards of Professional Appraisal Practice)처럼 시가감정을 위한 체계적 가이드라인이나 전문적 기준이 마련되어 있지 않다. 이로 인해 감정평가의 신뢰성을 확보하기 어려운 상황이며, 이를 뒷받침할 공신력 있는 체계 또한 부재하다.
또한, 부동산 중심의 감정평가사 제도도 현실적인 어려움중에 하나이다. 우리나라에는 감정평가사라는 직업이 존재하지만, 대부분의 업무가 부동산 평가에 치중되어 있다. 기존의 감정평가 시스템은 부동산을 중심으로 설계되어 있어, 미술품 감정과 같은 고유한 전문성을 요구하는 분야에 적합하지 않다. 미술품 감정은 작품마다 개별적이고 세부적인 지식을 필요로 하지만, 현재의 평가 방식으로는 이를 충분히 다루지 못하는 한계가 있다.
여기에 더해, 시가감정 평가사의 육성과 시장에서의 효용성 문제도 크다. 과거 정부는 적지 않은 자금을 투입하여 시가감정사를 양성했지만, 이들이 현업에서 지속적으로 활동하기에는 어려움이 있었다. 이는 시장의 시스템이 미비하여 실제 감정 건수와 규모가 충분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로 많은 감정사가 활동을 이어가지 못했고, 시가감정 체계의 정착도 지연되었다.
그러나 최근 들어 미술 시장이 확대되면서 이러한 문제들에 대한 개선 가능성도 점차 보이고 있다. 시장 규모가 커짐에 따라 시가감정사의 역할과 필요성이 증가하고 있으며, 앞으로는 이들이 활동할 수 있는 여건이 더욱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
결론적으로, 우리나라 시가감정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공신력 있는 기준 마련, 미술품에 특화된 평가 시스템의 설계, 그리고 감정사들이 지속적으로 활동할 수 있는 환경 조성이 필요하다. 미술 시장의 성장세에 발맞춰, 시가감정 체계의 발전을 위한 노력이 절실히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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