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의미의 네모난 상자
호크니는 극장에서 작업을 많이 했다. 특히 이탈리아 오페라 극장에서 무대 디자인 작업을 하며, 무대를 하나의 상자로 이해하면서 원근법의 개념과 그 실체에 대해 깊이 고민한 것으로 보인다. 그는 이 작업을 통해 공간 속 공간의 환영에 대해 탐구했다. 이는 네모난 상자를 만들고 그 안에 인형을 배치해 거리감을 주고, 움직임을 통해 원근감을 실험하는 것과 비슷한 방식이었다.
호크니는 자신의 작업을 두고 “내면의 풍경을 만들고, 다양한 마크와 텍스처로 공간을 구성해 관객이 그 안에서 배회하게 한다”고 표현했다. 이를 풀어보면, 그의 작품은 연극 무대와 비슷한 구조를 가진다.
그는 작품 속에 하나의 공간이라는 무대를 만들고, 세트처럼 보이는 요소들로 그 공간을 채워 관객의 시선과 사고가 머무를 수 있는 계기를 제공했다. 관객을 작품 속으로 끌어들이고, 그 안에서 머물게 하며 시선을 묶어두는 방식을 제안한 것이다. 이러한 아이디어는 관객을 작품에 몰입시키는 철학적이고 함축적인 접근으로 볼 수 있다.
#공연으로서의회화 #두의미의네모난상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