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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체파 조각의 그림자는 입체적이지 않다>

by 김도형

미술사조에서 입체파는 하나의 존재를 모든 시점에서 본 것을 한 시점에서 모두 볼 수 있도록 모아둔 것과 유사하다. 이는 입체파가 사물의 전개도를 평면에 펼쳐, 사물의 모든 면을 한 번에 보여주는 방법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렇다면, 입체파가 입체를 전개도로 만들어 평면화하는 작업을 했음에도 다시 입체적인 조각을 만들었다는 점은 다소 의아하게 느껴진다. 나는 이 느낌을, 시점이라는 기준에서 차원을 뒤틀어 시공간의 개념을 한 번에 보여주려 했던 것이 아닐까라고 확대 해석해보았다.


그리고 그 조각의 그림자는 마치 인터스텔라의 웜홀처럼, 서로를 반영하면서도 동시에 무의미하게 만들어내며, 이해할 수 없는 모순 속으로 우리를 빨려들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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