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남준 전시를 보면 설치물뿐만 아니라 화려한 영상미에 현혹되기 마련이다. 하지만 모두가 엄청 유명하고 대단한 작품이라고 말하지만, 이것이 왜 그렇게 유명한지 제대로 이해하고 감상하기란 쉽지 않다. 이 부분이 바로 전시 기획에서 보여줘야 하는 부분인데, 백남준을 이해하는 방법 중 하나를 알려주려 한다.
첫 번째, 설치물에 현혹되지 말아야 한다. 백남준은 모니터의 수량과 영상의 종류를 늘려 현대 사회가 얼마나 복잡하고 다층적인지 설명하려고 했고, 공간과 시간을 확장하며 음악적 리듬과 시각적 조화를 구현하려 했다. 하지만 그는 단순히 모니터만 사용하는 것보다, 관객과 다채로운 요소를 결합해 상징성과 몰입감을 부여하기 위해 다양한 설치물을 도입했다.
하지만 일반 대중은 너무 빠르게 움직이고 어지러워 보일 수 있는 영상의 뜻을 이해하기 어려워 설치물의 형태에 우선적으로 집중하기 마련이다. 말 그대로 설치물은 상징성과 영상을 관객과 연결하기 위한 매개체 정도의 역할일 수도 있다.
두 번째, 영상 안의 매체의 상징성에 집중해야 한다. 백남준의 작품에는 대표적으로 물고기, 나비, 그리고 화면 전환이 주된 특징으로 등장한다.
물고기는 동서양 모두에서 자연, 생명, 영성을 상징하는 존재로, 기술과 자연의 조화 가능성을 이야기한다. 백남준은 전자기술이 인간의 본질적 자유를 해칠 수 있음을 암시하면서도, 종교적·문화적 맥락을 기술과 결합하여 인간의 영적 재생을 시사했다.
나비는 변화, 순환, 덧없음을 통해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한다. 고치에서 벗어나 나비로 태어나는 변화를 통해 시간의 흐름과 삶의 덧없음을 상기시키며, 자연적인 존재가 전자기술과 조화를 이루며 생태와 기술의 공존 가능성을 전달한다.
화면 전환은 백남준 작품에서 정말 중요한 요소로, 시간과 공간의 흐름을 실험하는 방법이다. 이는 현대사회의 정보 과잉과 시간의 파편화를 반영하며, 끊임없이 움직이고 변화하는 세계를 지각하게 한다. 다양한 문화와 사상을 병치하여 관객에게 다층적인 해석을 유도하기도 한다.
이처럼 백남준의 작품은 전체적으로 담고 있는 의미를 깊이 이해하고 본다면, 작품을 훨씬 더 제대로 감상할 수 있을 것이다. 이를 통해 비디오 아트가 넓혀준 사고의 지평을 깨달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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