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하는 것이 아니라 즐긴다는 것]

좋아하는 것을 잊지 않기

by 김도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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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면서 가장 어려운 일 중 하나는, 내가 진심으로 좋아하는 것이 무엇인지 찾는 일이다. 수많은 사람들이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어떻게 발견했는지 이야기해주지만, 그 과정을 일반화하기엔 너무나 복잡하고도 섬세하다.


설령 좋아하는 것을 찾았다고 해도, 그것이 과연 오래도록 나에게 의미 있는 것으로 남을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은 늘 따라붙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좋아하는 것’을 찾아야 한다. 인생의 방향을 정하고 나만의 중심을 세우기 위해서다.


나 역시 내가 좋아하는 일을 찾았다고 느꼈다. 그런데 문제는, 좋아하는 그 일을 어느 순간부터 즐기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었다. 더 잘해야 한다는 부담, 책임감, 주변을 둘러싼 여러 조건들 속에서 정작 내가 무엇을 위해 이 일을 시작했는지를 잊어가고 있었던 것이다. 그러다 보면 ‘내가 정말 이걸 좋아했던 걸까?’ 하는 의문까지 들게 된다.


하지만 그런 순간이야말로, 오히려 즐겨야 할 타이밍이 아닐까 생각한다. 지금 내가 있는 이 자리, 하고 있는 이 일들은 누군가의 꿈일 수 있고, 과거의 내가 간절히 바라던 순간일지도 모른다. 그러니 내 선택과 현실을 외면하지 않고, 오히려 정면으로 바라보며 감사함 속에서 즐기는 것이 중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최근 나는 미술 업계에서 일하고 있음에도 이 일을 제대로 즐기지 못했다. 책임감, 더 잘하고 싶은 마음, 과중한 기대 속에서 이 일이 원래는 얼마나 좋았는지 잊고 살았던 것 같다. 그런데 돌아보면 나는 이 일이 정말 좋다. 시간이 흐르는 줄도 모르게 몰입하고, 작가들과 작품 사이에서 만나는 인연들을 감사히 여기며, 그 모든 순간을 소중히 느낀다. 작가를 선택하고, 그들의 작품을 전시하고 기획할 수 있다는 것은 여전히 내가 가장 아끼고 좋아하는 일이다. 그래서 이제는 다시 즐기려 한다.


마음이 앞서 또 한 번 힘이 들어갔던 것을 가만히 내려놓는 순간, 한 번 씨익 웃고 다시 즐겨보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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