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밀물과 썰물에 대한 원리를 과학적으로 알게 되었다. 지구의 자전과 달의 인력으로 인해 발생하는 현상이라는 정도는 알고 있었지만, 전혀 다른 개념이 있다는 것은 처음 알았다. 밀물과 썰물은 물이 들어왔다가 나가는 것이 아니라, 물은 늘 같은 자리에 있고, 지구가 자전하면서 우리가 그 물의 위치를 지나가는 것이라고 했다. 우리가 물의 위치를 통과하며 높낮이의 차이를 경험하게 되는 것이고, 우리는 그것을 물이 왔다가 갔다고 표현해온 것이다. 이 설명이 무척 놀랍게 다가왔다.
밀물과 썰물은 움직이는 것이 아니다. 우리가 그 지점을 통과하는 것이다. 인생도 어쩌면 그런 게 아닐까.
나는 밀물은 물이 들어오는 것이고, 썰물은 물이 나가는 것이라 생각해왔다. 삶의 기회 역시 들어왔다가 나가는 것이며, 그 기회를 붙잡고 실행에 옮기는 일에 있어 내가 주체가 되어야 한다는 믿음을 늘 가지고 있었다.
우리는 모두 자신의 삶에서 주체성을 갖기를 원한다. 자기 인생의 주인공이 되기를 바라고, 세상의 중심이 자신을 기준으로 돌아가길 기대한다. 하지만 이번에 밀물과 썰물의 원리를 새롭게 이해하고 나니, 허무하기보다는 오히려 큰 흐름 속에 몸과 마음을 맡길 수 있는 어떤 평온함을 되찾은 느낌이었다.
삶을 너무 극적으로 받아들이기보다는, 기회가 왔을 때는 그 순간을 반기고, 기회가 지나갈 때는 조용히 보내줄 수 있는 여유를 갖고 싶다. 파도를 만났을 때 모든 것을 휩쓸고 간 것만 같은 날이 있었지만, 사실은 내가 그 흐름의 한 지점을 지나간 것뿐이었을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