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읽다 문득, 문학이 내게 주는 것이 ‘용서’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종교가 내세에 대한 무한한 면죄부를 건넨다면, 문학은 말없이 이렇게 말해주는 듯하다. 이대로 살아도 괜찮다. 지금까지 살아온 것도, 지금 살고 있는 것도, 너는 충분히 애쓰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고.
문학은 목적 없는 삶을 살아가는 나에게 어느새 스며들어, 조용히 마음 깊은 곳을 건드리고, 결국 눈물짓게 만든다. 마치 나조차 미처 몰랐던 감정들을 끌어올리며, 내가 스스로 나를 자연스럽게 용서할 수 있도록 이끌어준다.
문학은 나에게, 인생 전체를 안아주는 듯한 무한한 포용을 건넨다.
#문학의면죄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