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무엇이든 한다는 것

꾸준히 할 수 있는 원동력에 대하여

by 아티

요즘 내가 타인에게 부러워하는 것 중 하나는 재력도, 재능도, 외모도 아니다.

무언가 꾸준히 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사람이다.


어릴 때 난 '꾸준히'라는 단어와는 거리가 멀었다.

호기심이 많아서 새로운 것에 관심은 많았지만 뭐든 금방 싫증을 내곤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유일하게 '꾸준히' 했던 일이 하나 있었다.

그건 바로 피아노 학원을 가는 일.

처음 시작은 단짝 친구와 함께 학원을 다니고 싶은 마음 때문이었다.

피아노를 배우고 싶었던 마음보다는 단지 그 친구와 더 많은 시간을 보내고 싶었을 뿐이었다.

평일이면 매일 피아노 학원에 가서 레슨을 받고 친구와 놀기 바빴다.

그런데 2년 뒤, 친구가 피아노에 흥미가 없다는 이유로 갑자기 학원을 그만둬 버렸다.


나는 그때 진지하게 고민했다.


'나도 그만둬야 하나...'


친구랑 놀고 싶어서 시작했던 피아노가 어느덧 나도 모르게 내 삶의 일부가 되어있었다.

매일 성실하게 연습하면서 내 실력은 금방 늘기 시작했고 초등학교 6학년이 됐을 무렵에는

고등학생 언니들과 실력을 나란히 할 수 있을 정도가 되었다.

아마 매일 피아노를 꾸준히 연습하면서 자연스럽게 실력도, 자신감도 올랐을 거라고 생각한다.


당시 운이 좋게도 꾸준함에 대한 경험을 체득했었지만 중학교 1학년 때 학원을 그만두면서

그동안 쌓아왔던 감각들이 와르르 무너져 내렸다.


그 이후에는 성인이 되고 나서도 무언가 한 달 이상 꾸준히 해본 적이 손에 꼽았다.

패턴은 거의 항상 비슷했다.


- 의욕에 가득 차 있는 상태에서 시작.

- 점점 흥미를 잃으면서 목표의식 상실.

- 온갖 자기 합리화를 들먹이면서 포기.


하지만 요즘은 다시 감각을 찾아가기 위해 애쓰는 중이다.

여러 번의 실패 후...


- 미라클 모닝 2달(하고 포기)

- 인스타툰 계정 운영 6달 (하고 포기)

- 시나리오 스터디 운영 1년 9개월 (현재 진행 중)


이런 식으로 점점 꾸준히 무언가 할 수 있는 감각을 되찾아가고 있다.


물론 굳이 뭘 꾸준히 해야 하냐고 묻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나에게 꾸준함은 자존감과 가장 가까운 영역이기 때문에 중요하다고 느껴진다.


난 평소 불안함을 많이 느낀다.

사람들을 만날 때도 일을 할 때도 예민한 편이다.

그러다 보니 감정기복도 심하고 우울함도 빠르게 찾아온다.

그럴 때마다 나를 안정적으로 만들어 줄 수 있는 건 꾸준한 루틴이다.


마치 어린아이가 똑같은 루틴 속에서 안정감을 느끼듯...

일상 속 불안함이 가득한 나도 비슷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처음에는 자책을 많이 했다.

'꾸준히 하기로 나와 약속을 했는데 왜 난 이것밖에 안되지?'

라는 생각에 되려 자존감이 많이 떨어졌다.


하지만 점점 실패의 순간들이 쌓이다 보니 내성이 생겼고,

어느 순간 나의 온전한 실패가 아닌 나아가는 과정 중 하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면서 점점 자신감도 생기고 요령도 생겼다.


- 똑같은 시간과 장소에서 독서하기 (예를 들면 출근길 버스)

- 루틴이 깨지면 다음날 다시 도전하기, 한 달이 지난 뒤여도 다시 도전하기 (듬성듬성 꾸준함도 인정해 주기)

- 꾸준히 하려는 행위 자체가 내 마음을 편안하게 해주는 거라고 생각하기 (루틴 실패로 스트레스받지 않기)


그러다 보니 아직 매일이 완벽하지는 않더라도 여러 개의 루틴들이 쌓여서

예전보다 날 좀 더 단단하게 지탱해주고 있다.


처음에는 친구가 좋았다가, 피아노가 좋아지고,

나중에는 매일 하는 연주 자체에 만족감을 느꼈던 어린 나처럼.

지금의 나도 그런 꾸준함을 계속 가져가면 좋겠다.


불안하지 않고 평온한 나를 위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