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림아트랩 4.0 아티스트 강사 인터뷰: 김승혜, 안보경 (유쾌한)
김승혜 / 교육기획자
<ART+TECH 상상공장> 모더레이터. ICT 창의융합형 체험교육을 주도적으로 운영하며 학생들이 창조적 자신감(Creative Confidence)을 발산할 수 있도록 힘쓰고 있다. 프로그램의 운영과 아카이빙을 통한 사업의 확장을 위한 역할도 맡고 있다.
안보경 / 교육기획자
무용과 문화학, 문화체험기술을 전공했다. 사람을 만나고 사회적 가치를 나누는 교육이야말로 가장 예술적인 활동이라는 믿음으로 융복합 창의예술교육에 관심을 가지고 활동하고 있다. 현재 ART+TECH 상상공장의 기획자이며, 예술과 기술이 만나는 접점에서 연구, 기획, 제작 등 다양한 활동을 활발히 진행하고 있다.
강지웅(이하 '강'): 두 분 각자 소개와 이번 사업에서 맡으신 역할에 대한 소개를 부탁드려요.
김승혜(이하 '김'): 저는 이번 사업 대상인 발달장애학생에 대한 연구와 교육프로그램 기획 및 연구개발에 참여했어요.
안보경(이하 '안'): 저는 코로나 19 때문에 교육을 어떻게 해야 되는가 고민하는 과정에서 참여하게 됐는데, 전체 프로그램을 다시 검토하면서 코로나 19 상황에 맞게 프로그램 구조를 다시 잡고 수업 진행까지 했습니다.
강: 코로나 19 때문에 바뀌게 된 점들 중에 어떤 변화가 가장 크셨나요?
김: 대면 수업을 전제로 수업을 준비했는데 코로나 19 때문에 갑작스럽게 온라인으로 전환해야 하게 되면서 온라인으로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지 자문을 많이 받았는데 대부분 부정적인 의견을 주셨어요.
강: 어떤 부정적인 의견들을 주셨나요?
김: 발달장애학생들과 온라인으로 수업하는 것이 원활하게 이루어질 수 있을까 하는 우려가 굉장히 컸는데요. 수업을 하는 동안 학생들이 카메라를 집중해서 볼 수 있을까 같은 우려들이요. 그동안 이런 시도를 한 경험이 충분하지 않다 보니 그게 가능할지, 어떻게 하면 가능할지 명확한 답이 없었어요. 그래도 어떻게 하면 가능하게 만들 수 있을까에 대한 고민을 굉장히 많이 했어요. 이 상황이 언제 끝날지 알 수 없고 언젠가 다시 발생할 수도 있으니 미리 대비하는 차원에서도 시도해볼 수 있지 않을까 생각도 들었고, 그런 점에서 코로나 19라는 상황이 좀 실험적인 도전을 할 수 있도록 해 준 거죠.
강: 그런 과정을 통해서 어떤 대책을 마련하셨을지 궁금하네요.
김: 교육자 입장에서 문화예술교육을 할 때 참여자와 상호작용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참여자들의 말이나 행동을 통해서 반응을 확인하는데 비대면으로 했을 때 상호작용을 잘하면서 수업을 이끌어갈 수 있을지에 대해 고민을 많이 했거든요. 그래서 스토리를 만들어서 학생들이 몰입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고 거기에 영상 같은 것들을 포함해 안전장치를 여럿 마련했어요. 첫 시간은 아예 온라인 수업에 접속해서 카메라와 마이크를 다루는 것만 익히는 것으로 구성을 했고요. 다행히 학생들이 저희가 생각했던 것보다 빠르게 습득을 했어요.
안: 대면 수업은 학생들이 교실로 들어가거나 교육자와 인사를 하는 순간부터가 교육의 시작인데, 비대면 온라인 수업에서는 사이트에 접속해서 카메라하고 마이크가 잘 연결되었는지 확인하는 절차가 더해지는 거잖아요. 처음에는 당연히 익숙하지 않지만 언제쯤 수월해지게 될까 불투명했는데 그런 걱정은 생각보다 잘 해결된 것 같아요.
강: 학생들 반응은 어땠나요?
김: 비대면으로 진행하긴 했지만 학생들이 센터에서 교육을 받던 때라 센터에서 센터 선생님과 자원봉사자 분들의 도움을 받으면서 진행했어요. 학생들이 이미 서로 친한 덕분에 아이스 브레이킹 같은 과정에 큰 힘을 들이지 않고 팀 프로젝트 창작활동을 해볼 수 있었어요.
안: 온라인 수업 화면에 선생님이랑 같이 수업 듣는 친구들 얼굴이 보이는 것을 아이들이 재미있어했고 집중도도 높았어요.
강: 온라인 수업에 관한 이야기들 중에서 어느 정도 익숙해진 다음에는 다른 창을 띄운다던지 다른 일을 하기 십상일 텐데 그 반대였네요.
안: 이 친구들도 태블릿 PC를 주면 알아서 앱을 깔만큼 능숙하긴 한데, 선생님이 계속 관심을 갖고 자기 말을 들어준다고 느끼는 것 같았어요.
강: 수업을 진행하기 전 연구단계에서 학생들에 대한 깊은 고민과 더불어 시나리오를 다양하게 그리셨다는 생각이 들어요. 그런 만큼 학생들을 실제로 만나셨을 때 어떤 인상을 받으셨을지 궁금해요.
안: 창작활동에 굉장히 익숙해서 뭔가를 만들어보자고 했을 때 망설임이 없는 것이 인상적이었어요. 경우에 따라 창작활동에 참여하도록 유도하는 것이 오래 걸릴 때가 있거든요. 그런데 이 친구들은 기술을 소개해주면 금방 자기 걸로 소화해서 만들고 싶어 하는 걸 빨리 만들어내더라고요.
김: 평소에 미술치료 수업을 포함해 이런 창작활동을 많이 한다고 들었어요. 그래서 조금 서툴더라도 자기를 표현하는 것에 거리낌이 없고 자기가 좋아하는 것을 오롯이 드러낸다는 느낌을 받았어요.
강: 아까 수업을 설계하시는 과정에 대해 해 주신 말씀에서 '스토리'라는 단어가 인상적이었는데 좀 더 설명해주시겠어요?
안: 저희는 나를 표현하는 것이 예술의 가장 중요한 포인트라고 생각해서 그걸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을 주고, 그다음 기술을 연습할 수 있는 시간을 주고, 그다음에 창작할 시간을 주는데요. 기술을 처음 소개할 때는 예술로 접근하는 것이 아니라 '이런 장난감이 있는데, 오늘 이거에 대해 이야기를 할 거다'라는 식으로 접근을 했어요.
김: 수업의 테마를 프로그램과 연결하는 과정을 스토리를 기반으로 해보려는 거였어요. 예를 들어 '우주 창작소'라는 프로그램 내에서 '내가 누구인지'라는 주제와 우주의 공간을 연결하는 것처럼, 우주의 시간, 생명, 소통 같은 테마를 연결했어요.
안: '나의 행성이 있다'는 가정을 아이들에게 줬어요. 내가 좋아하는 걸 뭐든지 할 수 있는 행성이 있는데, 그 행성을 찾으러 가기 위해 필요한 일들을 단계적으로 해보자고 했어요.
강: 이번 수업에서는 기술적인 부분을 어떻게 다루셨나요?
안: 저희는 주로 아이패드를 활용했어요.
강: 그럼 앱을 활용하신 건가요?
안: 네. 여러 가지 앱을 활용해서 AR, 홀로그램, 녹음, LED 같은 것들을 만들었어요. 아까 말씀드린 '나를 찾아가는 여정'에서 필요한 활동들을 했어요. 앱들 중에는 사용하기 쉬운 것도 있고 어려운 것도 있어서 앱 사용법을 배우는 것이 어렵지 않도록 단계적으로 구성을 했어요.
강: 앱을 활용하셨으면 학생들이 코딩에 대한 부담을 상대적으로 덜 받았을 것 같아요. 그런데 요즘 기술의 비중이 큰 문화예술교육은 코딩을 포함하는 경우가 많잖아요. 그런 점에서 앱을 활용하는 방식이 어떤 지점에서 기술과 결합하는 것인지에 관한 질문도 있었을 것 같아요.
김: 예술은 자기를 표현하는 것이고, 기술은 그 수단이라고 생각해요. 기술은 예술적인 표현을 위한 매체이고, 저희는 그 범위를 넓게 두고 있는 셈이죠. 코딩이나 각종 메이커 프로그램, 전자제품 해부 같은 것들의 궁극적인 목적은 결국 자기의 예술적인 장난감을 만들기 위해서라고 생각해요. 가령 프로젝터를 해부해서 프레임의 구조를 이해한다면 빛이 프로젝터에서 활용되는 원리를 알 수 있을 텐데요. 그 원리를 예술적으로 활용하는 상상력을 발휘하는 것에 대해서는 학생들이 더 고민해볼 수 있다고 생각해요.
안: 기술 교육의 목적은 변화하는 세상에 잘 적응하도록 하려는 거잖아요. 그런 차원에서 '줌'에 접속해서 수업을 하는 것도 기술교육의 하나라고 볼 수 있다고 생각해요. 저희는 예술교육의 방점을 창작활동을 통해 새로운 감수성을 경험하는 것에 두고 있어요.
강: 드림아트랩 사업의 취지이기도 하지만 예술과 기술의 결합은 앞으로도 계속 중요하게 다뤄질 것 같아요. 그런데 한편으로는 그러한 결합을 통한 다양한 시도보다는 기술의 정교함이나 그걸 활용한 결과가 더 강조되는 것 같기도 해요. '융합예술'이라는 표현도 다양한 과정이나 결과를 포괄하는 의미가 될 수 있어야 하지 않을까 싶은데 기술이 강조된 의미로 대표되어 가고 있는 것 같다는 생각도 들어요.
안: 저는 예술이라는 것 자체를 다시 생각해봐야 할 것 같아요. 예술은 사람에 관한 것이고, 나에 대한 성찰에서 시작하는데 기술이 결합되었다고 해서 그걸 놓치거나 다른 길로 가지는 않을 거잖아요. 그런 점에서 사람을 중심으로 한다는 것에는 변함이 없을 거라 생각해요.
강: 두 분은 개인적으로 어떤 작업을 하셨나요?
안: 저는 무용을 전공했고, 센서와 피지컬 컴퓨팅을 활용한 작업이나 인터랙티브 공연 같이 융복합예술 작업을 했어요. 대학원에서는 문화연구를 전공했고요.
김: 저는 대학 진학 전에는 전통음악을 전공했고 대학에서는 경영을 전공했어요. 재학 중에 교육기획 분야에서 봉사활동을 많이 했는데 그게 너무 즐거웠어요. 교육기획을 하면서 학생들과 어떻게 하면 더 재미있게 놀 수 있을까 굉장히 많이 궁리하는 경험을 했어요.
강: 안보경 선생님께서 무용을 전공하시고 미디어아트를 하시게 된 계기가 궁금해요.
안: 아티스트로서 새롭고 영감을 주는 작품을 선보이고 싶었어요. 새로운 표현방법을 쓴다는 게 그야말로 패러다임이기도 하잖아요. 저도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가고 싶었는데 하다 보니 이게 맞는 걸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어요.
강: 점점 관심이 높아지는 시기에 오히려 회의를 느끼시게 된 셈이네요?
안: 기술을 배워서 빨리 녹여서 작품을 만들어야 하게 된 거죠. 제가 전공한 무용에서는 오랜 시간 연마해서 몸으로 동작을 표현하기까지 시간이 오래 걸리는데, 기술은 얼른 소화해서 작품으로 표현해야 하는 상황인 거죠. 제가 느끼기엔 (예술가의) 삶보다 기술이 더 앞서갔을 때였어요. 관객들도 처음 보는 기술을 저희도 열심히 공부하고 익혀서 표현하는 상황이니 기술을 짠하고 전시하는 느낌이었거든요. 그러다 보니 우리가 이 속도를 얼마만큼 가야 돼?라는 생각을 하게 된 거죠. 당시는 예술가들이 기술에 관한 공부를 경쟁적으로 했고, 그게 일종의 경쟁력처럼 되어버리기도 한 시기였으니까요.
강: 한편으로는 예술가들이 이제는 경계하고 있는 흐름을 예술교육에서 강조되고 있는 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어요.
안: 저는 예술을 빼고 기술교육만 해보자고 해서 몇 년 동안 코딩 교육만 하기도 했었어요. 저는 같은 시간이면 아이들에게 필요한 감수성을 함께 전달하는 교육을 하고 싶었는데 코딩 교육은 정해진 과정과 결과를 충족시키는 것이 더 우선이어서 다시 컴백했거든요. 그래서인지 아이들에게 예술교육의 본질을 지키면서 기술이 그것을 돕는 방향으로 교육을 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강: 기술을 배워서 작품에 반영하셨다는 선생님 말씀 들으니 그때 선생님께서 배우신 기술이 최신 기술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최신 기술은 시간이 흐르면 최신이 아니게 될 수도 있잖아요. 그런 점에서 미래를 강조하면서 아이들에게 가르쳐주는 기술들이 정작 아이들의 미래에는 꼭 필요하지 않을 수 있겠다는 생각도 들어요.
안: 아이들에게는 PPT가 완전히 새로운 경험일 수 있거든요. 어른들에게는 다를 수 있지만 아이들에게는 PPT나 아두이노나 마찬가지로 새로운 것이 될 수 있겠죠.
강: 그런 점에서 창의성에 대한 강조도 어른의 시선이 강조된 것 아닐까 싶어요. 앞으로의 미래는 지금보다 더 변화의 폭이 클 수도 있겠다는 것에는 동감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이 창의성일까, 창의성을 측정할 수 있는 기준이 있을까, 키울 수 있다면 방법은 무엇일까 하는 질문들이 이어지는 것 같아요.
안: 무언가에 대해 익숙해졌을 때 '내가 이걸로 뭘 하지?'생각하면서부터가 창의성이라고 생각해요. 그러려면 익숙해질 만큼의 시간과 익숙해질 수 있는 공간이 주어져야 한다고 생각해요. 말씀하신 창의성은 새로운 아이디어를 내는 능력이라고도 할 수 있을 것 같은데 그러려면 아이디어를 낼 수 있는 시간을 줘야 하지 않을까요? 요즘 아이들은 시간이 부족하니까 이 시간만큼은 이걸 가지고 놀면서 익숙해지라는, 천천히 고민하고 생각할 수 있는 물리적인 시간을 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김: 창의성과 관련해서 '창의적 문제 해결 능력'이라는 표현을 많이 쓰는데 저는 문제를 어떻게 해결하느냐에 대한 답을 내는 것 못지않게 왜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지와 같은 질문을 스스로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강: 두 분 말씀을 주안점으로 교육을 설계한다면 기술 활용을 하더라도 기술을 익히는데 시간을 가급적 덜 들이고 기술을 활용해서 무얼 할지에 무게중심을 두는 것이 더 필요할 수 있겠네요. 김승혜 선생님께서는 아이들하고 어울리는 것이 즐거워서 교육기획을 하신다고 하셨잖아요. 그만큼 아이들을 많이 관찰하셨을 것 같아요. 요즘 아이들에게는 어떤 특징이 있나요?
김: 저는 초등학교, 중학교 친구들을 주로 만났는데 친구들마다 너무 달라서 어떤 공통된 특징으로 묶기는 어려울 것 같아요.
강: "요즘 애들은 옛날과 달라"라는 오래된 표현도 있고, 'Z세대' 같이 어떤 뚜렷한 특징을 지닌 것처럼 이야기하기도 하잖아요.
김: 저는 아이들은 항상 같다고 생각해요. 어른들이 요즘 아이들이 예전보다 더 성숙하다고 느끼는 이유는 아이들의 매체 환경이 다른 걸 꼽을 수 있을 것 같아요. 보고 듣는 경험이 옛날에 비해 훨씬 더 많으니까요.
안: 세대는 무엇을 경험했느냐로 구분하는데 일단 어른이 되고 나서야 뭘 경험했는지 볼 수 있잖아요. 아이들에게는 뭘 경험했는지보다 뭘 타고났는지 보는 것이 더 맞다고 생각해요. 그런 점에서 아이들은 아이들이라고 생각하고요. 놀면서 너무너무 신나서 마음이 벅차오르는 기분처럼 아이일 때만 경험할 수 있는 것들, 예술적 영감이나 감정적인 경험 같은 것들이 그 시기에 가장 중요한 것 같아요.
강: 수업을 진행하시면서 설계하시는 과정에서 이건 미처 생각 못했었네 하고 발견하시게 된 건 없으신가요?
김: 사소한 부분일 수 있지만 "와이파이가 왜 안 되지?"
안: 아까 말씀드렸던 저희들이 걱정했던 아이들의 적응까지 해결되어서 모든 준비가 되었는데 와이파이 때문에 진행이 안 되면 당황스럽더라고요.
강: 그건 4차 산업혁명과 너무 어울리지 않는 상황인데요(웃음). 다른 경우도 있으셨나요?
김: 수업을 비대면으로 진행하게 되면서 준비하는 과정에서 센터 선생님들하고 봉사자분들하고 소통을 많이 했어요. 학생들을 만나는 과정에서 일어날 수 있는 상황들에 대해 상세하게 알려주셨어요. 학생들의 반응이나 저희가 수업에서 활용하려고 했던 재료나 도구에 관해서도 꼼꼼하게 피드백을 주시고 저희도 그걸 미리 반영해서 실제 수업을 진행하면서 갑자기 당황하게 되는 상황은 없었던 것 같아요. 와이파이가 안 되니까 많이 놀라웠죠(웃음).
강: 발달장애학생들과 함께 생활하는 분들의 조언이 이번 사업에서 나름 중요한 역할을 한 것 같아요. 그러고 보면 학생들이 평소 하는 수업들을 이분들도 곁에서 지켜보시는 셈이잖아요. 그런 점에서 중요한 피드백을 주셨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들어요.
안: 프로그램에 관한 아이들의 반응을 해석해주시는 것도 중요한 피드백이었어요. 온라인 수업을 하면서 저희는 아이들이 집중을 잘 안 할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는데 아이들이 너무 집중을 잘하는 거예요. 거기에 대해서 "일대일로 수업을 한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는 해석을 해주셨어요. 그리고 수업에 대해 아이들이 재미있다고 반응했던 것들을 알려주셔서 저희가 어떤 맥락에서 재미있다고 느꼈을지 조금 더 깊게 고민하고 해석해볼 수 있었어요.
강: 어떤 면에서는 선생님들께서 개발하신 교육 커리큘럼과 센터 선생님들의 노하우가 만난 것도 중요한 '융합'이 아니었을까 싶은데요. 자문을 구하는 과정에서 어떤 부분이 특별히 새로우셨을까도 궁금해요.
안: 저희가 준비한 것들 중에 문제가 될 수 있는 부분들을 짚어주셨고 해결방법도 알려주셨어요. 수업을 진행하면서 발생하는 상황을 바로바로 조치해주시기도 하셨고요.
강: 한편으로 센터 선생님들께서 새로 경험하시게 된 것도 있을까요?
안: 선생님들께서 아이들의 반응이 없을 거라고 예상하셨던 것들 중에 아이들이 반응이 있었던 경우가 있어요.
강: 시도를 통해 경험의 폭을 넓혀가시게 된 셈이네요.
안: 저는 이 사업에서 중간에 참여하게 되었는데 사업에 관한 경험을 가지고 계신 승혜 선생님이 정말 큰 도움이 되었어요. 설계를 하면서 "이게 될까요?"라고 여쭈었을 때 "안 될 수도 있지만 이 정도 시도해 볼만 해요"라는 답을 주셨는데, 이런 게 되게 중요한 포인트였던 것 같아요. 그만큼 새로운 경험을 해볼 수 있으니까요.
강: 선생님들을 뵈면서 융복합예술에 관한 작업을 하시게 된 계기를 여쭤보면 그분의 개인사 안에서 아주 자연스럽게 그러시게 된 계기와 과정이 있는 걸 발견하게 되더라고요. 그런데 지금 융복합 교육은 삶에서 긴 시간과 과정을 거쳐 만들어지는 계기를 아이들 손에 갑자기 쥐어주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기도 해요. 그런 점에서 오히려 아이들에게 필요한 건 방향을 가리키는 것보다 방향에 관한 영감을 주는 것이 아닐까 싶기도 하거든요. 예를 들자면 정교하게 설계된 교육 프로그램을 학습하는 것과 수업을 진행한 독특한 교육자를 만나는 경험이랄까요?
김: 저는 둘 다 중요한 경험이라고 생각하는데 학생에 좀 더 맞춘 프로그램을 경험하게 하는 것이 더 중요하지 않을까 생각해요. 그런 점에서 저희는 개별화교육을 지향하고 있기도 해요.
안: 아이들이 새로운 기술을 접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 과정에서 아이들이 느끼는 감정이 어떤지가 중요할 것 같아요. 흥미로움, 지루함, 슬픔, 막막함 같은 감수성의 경험이요.
강: 예술과 기술의 결합에 관한 교육을 준비하시거나 관심을 두신 분들께서 깊게 생각해보셨으면 하는 질문이나 제안을 하신다면 어떤 말씀을 하시겠어요?
안: 저 스스로도 고민을 많이 했던 건데요. 예술이란 무엇인가를 다시 한번 질문해보시는 거죠. 예술이 뭐였지? 그러면 우리가 예술을 교육한다는 건 뭐지? 이렇게 차근차근 단추를 꿰어가는 게 중요한 것 같습니다.
김: 저는 '왜?'라는 질문을 많이 던져보시면 좋겠어요. 교육기획을 왜 하는지? 왜 융복합 교육인지? 같은. 저의 경우는 아이들이랑 노는 것이 너무 재미있고 이걸 표현하는 방법의 하나로 융복합을 찾은 것 같아요. 예술과 기술의 만남으로 친구들이 '와우'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고, 무언가를 처음 본 '와우'는 진짜 기억에 남는 경험이거든요. 아이들에게 주고 싶은 '와우'를 만드는 방법으로 예술과 기술의 결합을 생각한 거죠. 이런 경험들이 아이들이 자신만의 세계를 상상하고 공상하고 표현하는 습관으로 자리 잡으면 좋겠어요.
강: 안보경 선생님께서 예술의 정의에 관한 언급을 많이 해주신 것 같아요. 예술과 기술을 모두 직접 부딪히시면서 예술에 관한 질문을 많이 하셨겠다는 생각이 드는데 답도 하셨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들어요(미소). 선생님, 예술이란 무엇인가요?
안: 예술은 나를 표현하는 것인데, 표현하는 ‘나’가 무엇인지가 중요한 것 같아요. "나는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계속 던져보는 게 예술적인 사유라고 생각해요. 예술교육에서는 학생들에게 나를 표현하게 하려면 먼저 나에 대해 생각해보게 하는 것이 중요하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