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C Lab - Z플래닛을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
2021년 드림아트랩 4.0 사업을 수행한 기관의 총괄기획자를 대상으로 올해 사업의 주안점과 코로나19로 인해 계획을 변경한 경험, 그리고 융복합문화예술교육에 관한 견해 등을 물었다.
인터뷰: 김서진 (ABC Lab 대표)
Q) 올해 사업을 기획하시면서 가장 주안점을 두신 부분은 무엇이었습니까?
A) 2021년의 프로젝트42는 2020년에 이어 ①온라인에서 오프라인으로의 도전, ②예술작업으로부터 시작되는 교육 콘텐츠의 고도화 ③지속가능한 교육을 위한 기록과 커뮤니티 형성 세 가지에 주안점을 두었습니다.
먼저, 지난해에는 코로나19 상황에 기민하게 대처하며 비대면 방식으로 수업을 진행했다면 올해는 위드 코로나와 함께 교육현장에서도 단계적 일상회복을 이뤄 나가기 위해 대면 방식으로 수업을 진행하였습니다. 역설적이게도 언택트 시대에 몸과 몸의 접촉, 교감의 필요를 더욱 절실히 느끼던 우리들은 이번 대면 수업의 방식을 통해 몸을 통한 배움과 성장이 우리를 얼마나 행복하게 하는지 깨달을 수 있었고, 참여자인 히치하이커들은 프로그램을 통해 큰 만족감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창작작업을 기반으로 기획된 프로젝트42는 2020년 인터랙티브 퍼포먼스 기획과 제작에 주안점을 두고 개발했습니다. 올해는 요원들의 창작작업을 기반으로 교육 콘텐츠 고도화에 집중했고 그 결과 교육 매뉴얼(수업계획서, 수업자료, 워크시트)과 교육 키트(42키트, 키트 매뉴얼)를 개발할 수 있었습니다.
마지막으로 오래된 고민이자 계속될 고민인 지속가능한 교육을 위한 기획・개발 방안입니다. 개발과 교육의 과정은 노션 플랫폼을 통해 연구진 모두가 기록하고 공유할 수 있도록 하였고, 히치하이커들의 배움과 성장, 만남이 지속될 수 있도록 히치하이커스 데이를 기획했습니다. 프로그램을 통해 얻은 인사이트와 관심이 가시기 전에 이들이 다시 모일 수 있는 장을 만드는 것이 ABC LAB의 다음 목표입니다.
Q) 드림아트랩은 충분한 실패와 착오를 경험할 수 있는 연구과정을 두는 것이 특징입니다. 올해 연구를 진행하시는 과정에서 경험하신 실패와 착오는 무엇이었습니까? 만일 실패와 착오가 없었다면 그 이유는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A) 융합교육에서 여러 가지 주요한 도전과 과제 중 하나는 협업이라고 생각합니다. 2021년 ABC LAB이 실패하지 않을 수 있었던 이유는 협업이었다고 봅니다. 2년 차 기획・개발이 가능해진 덕분에 ABC LAB은 작년과 동일한 연구진으로 개발을 시작할 수 있었습니다. 지난해 오랜 시간을 들여 서로의 경험을 나누며 노멀라이즈 과정을 거치고 공동의 목표를 수립하고 연구진들 간의 템포와 리듬을 맞추었기 때문에 올해에는 시간을 단축할 수 있었다고 봅니다.
모든 팀들의 고민이었던 코로나 이슈 또한 고민거리였습니다. 지난해 경험을 통해 유연함과 기민함을 배운 ABC LAB은 교육운영과 관련하여 플랜A, B, C를 준비했습니다. 상황에 따라 빠르고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도록 계획하였고 이는 모든 연구진들과 컨소시엄 기관, 지원기관이 함께 유기적으로 소통했기 때문에 문제없이 진행할 수 있게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Q) 코로나19로 인해 올해도 비대면 교육으로 전환하거나, 대면 교육의 규모를 축소하는 것이 불가피했습니다. 이러한 조건 속에서도 변함없이 유지하고자 하셨던 바는 무엇이었습니까?
A) 퍼포먼스를 중심으로 한 프로젝트42는 히치하이커들의 몸 경험을 주요하게 보았습니다. 자신의 신체를 자각하고 여러 방식으로 감각하기, 서로의 몸에 접촉하며 몸을 통해 소통하기, 신체 움직임과 센싱 기술를 활용한 다양한 표현 경험하기, 몸과 움직임이 새로운 미디어가 되어 연결되기, 무대와 관객을 온몸으로 경험하기와 같이 몸을 통해 나와 타인, 미디어, 퍼포먼스가 모두 연결됨을 직접 경험하고 이를 체화하기를 바랐습니다. 대면 방식의 수업이었기 때문에 방역지침 아래 소규모의 인원으로 진행할 수 밖에 없었지만, 몸을 통한 만남을 유지하고자 했습니다.
Q) 드림아트랩은 예술과 기술의 결합을 시도합니다. 이를 흔히 '융합'이라 부르지요. 그런데 이 표현은 주로 결과를 떠올리게 해서 과정에 대한 고민을 여전히 남기는 것으로 보입니다. 가장 먼저 떠올릴 수 있는 것은 기술과 예술 사이의 무게중심입니다. 기술에 대한 이해수준이 다른 학생들에게 어느 정도로 개입할 것인지 등의 고민이 발생하는 것을 예로 꼽을 수 있을 텐데요. 이처럼 예술과 기술의 결합을 만들어가는 과정을 설계하시면서 가지셨던 무게중심(밸런스)에 관한 고민을 소개해 주세요.
A) ‘세상에 새로운 것은 없다’라는 말을 많이 들어보셨지요? 저는 새로운 것을 좋아하는 사람이고 늘 새로운 것을 쫓는 사람입니다. 우리는 융합을 통해 새로움을 발견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저에게 융합은 늘 도전과 영감을 준다고 생각합니다. 예술과 기술의 융합은 구성과 조합, 밸런스에 따라 그 색과 맛이 달라질 수 있다고 봅니다.
프로젝트42에서 기술은 예술표현의 도구로 작동합니다. 참여자들은 제한된 회차 내에서 다양한 기술을 다루어야 하므로 자신을 표현하는 도구로서 활용될 수 있는 최소한의 정보를 취하고 이를 활용하여 창작작업을 할 수 있도록 설계했습니다. 여기서 최소한의 정보는 연구진들이 사전에 작업물을 만들어보면서 필요하다고 판단한 정보와 기술을 구조화하여 만들어 둔 교육 키트에 들어있습니다. 예술-기술의 밸런스에 대한 고민은 곧 날 것-완성된 것의 밸런스에 대한 고민이기도 했습니다. 교육키트가 너무 날 것의 것이어도 키트의 기능을 다 하지 못하는 것이고 반대로 조립만 하면 완성되는 키트가 되면 창작의 의미가 퇴색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ABC LAB에서 개발한 42키트는 피지컬 컴퓨팅, 비주얼 그래픽, 무브먼트 세 파트 각각의 분야와 특징에 따라 그 미묘한 사이의 지점을 찾아 만들 수 있었습니다.
Q) 이번 사업을 진행하면서 연구 단계에서 예상하지 못했던 의외의 발견을 하신 바가 있다면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A) 프로젝트42를 진행하면서 연구 초기에 예술과 기술 사이를 고민했다면 최근에는 작업과 교육 사이의 지점을 고민하고 있습니다. 우리의 과업이 작업을 기반으로 하는 교육 콘텐츠를 개발하는 것이다 보니 이 과정 중에 포함되는 예술작업과 교육프로그램에 대해, 교육을 위한 창작인가 창작을 위한 교육인가에 대한 새로운 고민거리를 가지게 되었습니다. 이는 교육을 설계할 때 동반되는 고민이었지만 이 생각의 뿌리에는 예술가이자 교육가인 티칭 아티스트로서의 정체성에 대한 고민이 서려 있다고 보았습니다.
42키트를 개발하면서 프로젝트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계시는 몇몇 분들이 구매 문의를 주시기도 했습니다. 프로젝트42 교육용 키트로 제작한 것이기 때문에 판매 목적으로 제작할 생각을 하지 못했는데, 만약 판매를 하게 된다면 가격책정을 어떻게 할 것인지, 어떤 대상에게 판매할 것인지 생각하다 보니 이번에는 작품과 상품 사이의 지점을 고민하게 되었습니다.
Q) 참여한 학생들이 드림아트랩에 참여한 경험을 어떻게 기억하기를 기대하고 또 소망하시나요?
A) “프로젝트42 히치하이커가 된 이후로 몸을 크게 움직이며 표현하는 것에 부끄러움이 없어졌다.”
한 참여자가 SNS를 통해 자신의 변화를 우리에게 전한 적이 있습니다. 프로젝트42에 참여한 히치하이커들이 자신들이 다루는 새로운 기술과 매체, 도구를 몸에 익혀 자신의 새로운 감각, 제7의 감각으로 사용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그들이 예술가로서의 삶을 살지 않더라도 예술과 기술이 그들의 삶에 자리 잡아 언제든지 향유 할 수 있는 것이 되기를 기대합니다. 프로젝트42에서의 경험이 그들을 몸과 마음을 풍요롭게 해주었던 경험으로 기억되기를 소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