융합예술 전문가 인터뷰 - 이인서
서울에 있는 고등학교에 재학하면서 영상과 사진 작업을 한다. 현재 각자의 집을 소재로 한 사진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예술이 자신을 들여다보고 무얼 원하는지 살피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고 생각한다. 결과물보다는 작업을 하는 과정 자체를 즐긴다.
강지웅(이하 '강'): 최근 진행하고 계시는 사진 작업에 대해 소개 부탁드려요.
이인서(이하 '이'): 프로젝트 이름은 ‘세상에 집은 이렇게나 많은데 왜 내 것은 없는가’인데요. 집은 물리적인 공간이면서도 휴식과 안정을 느끼는 기능도 있잖아요. 주로 이런 문제는 어른들의 관점에서 다루어지기 마련인데, 청소년들도 이 문제에 대한 고민이 많고 이야기하고 싶어 한다는 걸 내비치고 싶어서 작업을 시작하게 됐어요.
강: 코로나 때문에 집에 머물러야만 하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집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것 같아요. 또래들과도 집에 대한 이야기를 더 많이 하시게 된 건가요?
이: 저 같은 경우는 코로나 때문에 집에서 수업을 많이 들으면서 코로나 전보다 가족들이랑 충돌하는 경우가 많이 생겼어요. 집에서의 나와 학교에서의 나가 있는데, 이게 혼합되고 경계가 모호해지면서 생긴 문제인 것 같아요. 그래서 코로나 이전과 비교해 집에서 느끼는 안정감이 좀 다르다고 생각했거든요. 코로나 때문에 생긴 불편함은 모두가 겪고 있으니까 (친구들과) 그런 이야기를 나누면서 집이나 공간에 대한 공감대도 자연스럽게 생기게 되었던 것 같아요.
강: 작품을 염두에 두지 않으시더라도 평소에 사진을 많이 찍으시는 편인가요?
이: 네, 사진은 항상 제 곁에 있죠.
강: 핸드폰에 카메라가 장착되면서 자연스럽게 사진을 찍는 행위도 늘어났지요. 여기에 더해 기성세대들은 인서님 세대가 어려서부터 핸드폰을 활용했기 때문에 사진 찍는 걸 더 자연스럽게 받아들인다고 해석하는 것 같아요.
이: 저희 세대가 소셜미디어를 중요하게 생각하긴 해요. 학기 초에 서로 인사하면서 소셜 계정을 묻고 하거든요. 소셜미디어를 통해 자기를 표현하려고 사진을 찍는 경우도 많지만 저는 재미있는 게 보이면 사진을 찍고 싶어지는 것 같아요. 핸드폰이 사진 찍기 편한 도구이기도 하고요.
강: 인터넷이나 소셜미디어가 가진 많은 장점 한편으로 불편함도 있는 것 같아요. 그중 하나가 24시간 연결될 수 있다는 게 아닐까 싶은데요. 소셜미디어를 활발하게 사용하지 않더라도 어쨌든 계정이 있으면 연결될 가능성이 있는 거잖아요. 소셜미디어를 통해 내가 어떻게 보일까도 신경 쓰일 것 같고요. 그런 부분에서 피곤함을 느끼진 않으세요?
이: 중학생 때 까지만 해도 디지털 미디어가 주는 편리함을 더 즐겼던 것 같아요. 그런데 점점 고학년이 되면서 디지털 미디어의 단점을 많이 느끼게 되는 것 같아요. 그래서 친구들끼리 미디어 디톡스를 하기도 해요. 시험 기간 동안 핸드폰을 잠가두거나 부모님께 맡기기도 하고요. 미디어가 과거에 비해 깊이 생각할 기회보다는 감각을 자극하는 방향으로 변화하고 있다는 결과가 소개된 적이 있는데 그걸 보고 충격을 받고 뭔가 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어요. 친구들하고 연락을 많이 하는 편은 아닌데 연락하는 것과 별개로 핸드폰을 많이 보긴 해요. 남들에게 어떻게 보이는지에 대해서는 제가 ‘바디 이미지’라는 토픽에 관심을 많이 가지고 있는데요. 사람들이 날 어떻게 보는지, 자기 몸에 대해 스스로 인식하는 이미지의 변화가 저희 세대에서 많이 변했대요. 소셜미디어가 거기에 영향을 미치지 않았을까 생각해요. 소셜미디어는 생각할 시간을 주지 않으니까 (사진에 보정을 했을 줄 알면서도) 나 빼고 다 멋지고 나 빼고 다 예쁜 것 같은 느낌을 받는 거죠.
강: ‘MZ세대’라는 말이 화두잖아요. 10대들이 인터넷 어디에 모이는지 기성세대들의 관심이 높은 것 같아요. 페이스북도, 인스타그램도 아니라던데 대체 어디에 계신 건가요?
이: 요즘 소셜미디어 중에 ‘클럽하우스’에 관심을 많이 가지고 있어요. 단체로 음성 대화를 할 수 있는 미디어인데, 거기에 방을 만들면 연락처에 있는 친구들이 모여서 같이 이야기하거나, ‘랩 자작법’이나 ‘악기 연주’ 처럼 같은 취미나 관심사를 가진 사람들끼리 모일 수 있어요. 그렇게 자기가 원하는 사람들에게 다가갈 수 있고 필요한 정보를 주고받는 메리트가 있는 것 같아요. (클럽하우스를 이용하면서) 앞으로 비주얼보다는 인포메이션 위주의 소셜미디어가 좀 더 발전하겠다고 생각했어요.
강: 아는 사람들끼리 연결해 주는 것보다 내가 궁금하고 관심 있고 필요로 하는 분야에 대해서 실제로 이야기 나눌 수 있고 같이 뭘 해볼 수 있는 사람들을 만날 수 있는 서비스에 관심을 보이는 방향으로 변화한다는 걸로 이해해도 될까요?
이: 네, 맞아요.
강: 그러면 궁금한 게 있거나 아니면 배우고 싶은 게 있으면 클럽하우스 같은 곳에서 직접 물어보는 게 더 빠를 수도 있겠군요.
이: 정보만 필요할 때는 구글링을 하는 것이 더 빠를 테고요. 클럽하우스는 정보가 있는 방도 있고 없는 방도 있어서 인맥을 쌓고 싶을 때 시간을 두고 들어가는 것 같아요.
강: 작업하실 때 도구나 프로그램을 사용하는 방법은 어떻게 익히신 건가요?
이: 저는 유튜브에서 많이 배웠어요. 소셜미디어를 통해서 알게 된 대학생 언니에게 배우기도 했는데 제가 뭔가 배우고 싶어서 연결된 건 아니고요. 건너 건너 알게 된 분인데, 다른 이야기를 하다가 제가 사진 작업을 한다고 말씀을 드렸고 그분은 영어를 배우고 싶어 하셨거든요. 제가 외국 생활을 했던지라 영어 회화에 도움을 드릴 수 있어서 재능 교환처럼 서로 가르쳐주게 되었어요.
강: 서로 재능을 교환하시는 과정에서 나이는 전혀 고려되지 않았다는 생각이 들어요.
이: 확실히 저희 나이대에 그런 게 많이 없는 것 같아요. 사진을 가르쳐 준 분과도 호칭은 ‘-님’으로 하지만 대화는 반말로 하거든요. 이건 그분이 먼저 제안하셨어요. 공적으로 만나는 것도 아닌데 친구끼리 존대말을 하면 사이가 너무 딱딱하지 않겠냐고요. 그런 생각을 많이 하는 것 같아요.
강: 새로운 세대를 이해하려는 기성세대의 관점이 오히려 더 선을 긋는 것 같다고 생각하게 되는데요. 어떤 특징을 새로운 세대만의 것으로 고정하는 것도 그런 맥락에서 나오는 것 같아요. 그 특징이 기성세대에게도 있을 수 있고 새로운 세대가 그렇지 않을 수도 있잖아요. 그런 면에서 기성세대가 나이에 대해 더 의식하고 먼저 제약을 두지 않을까 싶은데, 그런 경험은 없으셨나요?
이: 제가 영상 작업을 할 때 같이 작업한 팀 메이트 중에 저보다 나이가 많은 분들이 계셨어요. 그중에 가장 나이가 많으셨던 분이 다른 분들에게는 안 그러셨는데 저한테는 미성년자라는 이유로 선을 그으시는 것처럼 대하셨던 적이 있어요. 연락처를 교환하면서 저에게는 소셜미디어 계정만 주신다든지 하는 식으로 차별이라기에는 조금 큰 말 같고 묘한 거리감을 느끼게 하는 경험은 있었어요.
강: 작업의 결과에 대한 부담은 없으시나요? 특히 요즘은 나중을 생각해서 작업을 완성해서 어딘가에 발표를 하거나 기록으로 남기는 것이 중요하다는 이야기도 많잖아요.
이: 조금 오글거리는 표현이지만 저한테 작업하는 건 좀 노는 것과 같아서요. 얼마 전에 서울예술교육센터 용산에서 어떤 수업을 들으면서 만난 분하고 친해지면서 같이 작업을 했는데, 그 작업도 가지고 있어요. 그냥 뭐든 하면 경험이고 뭐든 하면 재미있어서 과정을 즐기면서 작업을 쌓고 있어요.
강: 작업하는 과정에서 얻는 즐거움이 어떤 즐거움일지 좀 더 설명해 주시면 좋겠어요.
이: 작업을 할 때 작업에 영감을 준 아이디어나 사례를 생각하면서 초안을 만들고, 완성된 작업을 상상하면서 한땀 한땀 공들이면서 아주 작은 디테일까지 준비하고는, 그걸 무너뜨려요. 모든 창작에는 준비된 과정이나 답이 있는 것과 달리 크고 작은 변수가 있다고 생각해요. 저는 작업할 때 즉흥적이고 변덕도 있어서 그런지 계획대로 가려고 해도 바뀌는 요소가 많더라고요. 의외의 변화 속에서 발전하는 즐거움? 비유하자면 도미노를 쓰러뜨릴 때의 즐거움 비슷한 걸 느끼는 것 같아요. 흔히 말하는 ‘망함’ 속에서 재미를 찾아요. 그 무엇도 그렇게까지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하는 편인데 제가 작업하면서 끊임없이 실패하면서 얻는 여유와 즐거움 덕분이라고 생각해요.
강: 사진 처음에 익히실 때 유튜브를 많이 참고하셨다고 하셨잖아요. 검색을 어떻게 하셨을까 궁금한데, 검색어는 어떻게 찾아가셨어요?
이: 일단 카메라의 설명서를 쫙 다 읽었어요. 카메라를 본격적으로 활용한 지 1년 반 정도 됐는데 아직 모르는 게 많거든요. 이해가 안 가는 부분이나 모르는 기능이 있을 때마다 찾아봐요.
강: 검색어를 입력하셨을 때 결과가 안 나오는 경우도 있지 않으셨나요?
이: 많죠, 그럴 때는 네이버 블로그 같은 다른 데서 찾는데 대체로 나와요.
강: 예전에 비해 지금은 새로운 기능이 빠르게 추가되고 있잖아요. 지금 사용하는 프로그램보다 더 기능이 많은 프로그램이 나오기도 하고요. 새로운 기능이나 도구를 알게 되면 그걸 활용해보고 싶으신지 아니면 피곤하다고 생각하시는지 궁금해요.
이: 그건 도구에 따라, 기존의 테크닉과 새로운 기능의 모호한 경계에 따라 왔다갔다 할 것 같아요. 작업의 본질을 흐리지 않는 선 안에서 작업에 도움이 된다면 써보지 않을 이유가 없죠.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알고 이를 위한 도구를 잘 가려낼 수 있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강: 기술이 강조되고 있잖아요. 앞으로 많은 변화가 있을 거라고도 하고요. 청소년들은 이런 변화에 대해서 기대를 더 가지실지 부담을 더 느끼실지 궁금해요.
이: 기술에 장단점이 있는 것 같아요. 처음에 NFT에 대해 들었을 때 무척 끌렸거든요. 친환경적인 미디엄이라는 점에서요. 그런데 좀 더 알아가면서 온라인으로 이루어지는 거래니까 재료 소비는 없겠지만 전력을 소비하면서 환경에 미칠 수 있는 영향도 크다는 점에서 좋은 것만은 아니라고 생각하게 됐어요. 기술은 싫어한다고 해서 없어질 것도 아니고 앞으로 발전할 것이 분명하잖아요. 그래서 변화에 대해 적응할 수 있고, 기술에 대해서 원하는 대로 사용할 수 있는 방법을 배우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정보를 필터링해서 받아들일 수 있는 교육도 이루어져야 할 것 같아요. “가짜 뉴스 믿지 마세요”라고 이야기만 해주는 것보다 그럴 방법을 배울 기회가 많았으면 좋겠어요.
강: 기술을 접목한 예술 교육도 많이 이루어지고 있거든요. 인터뷰를 청한 이 드림아트랩 사업도 그런 사업 중 하나인데요. 기술에 대한 인서님 말씀 들으면서 기술의 원리를 중심으로 접근하는 게 필요한 걸까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이: 저는 자신이 예술을 한다는 게 먼저 앞서야 한다고 생각해요. ‘내가 코딩을 한다’가 아니라 ‘난 코딩을 사용한 예술을 해’라는 확신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래야 사고의 확장을 통해 무언가를 표현하는 예술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강: 기술을 활용한 예술을 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교육을 어떻게 만들 수 있을까요.
이: 코딩의 예를 들자면 지금 필요한 건 코딩 교육이 아니라 코딩을 통해 뭘 하고 싶은지 라고 생각해요. 일단 필요하니까 배운다기보다는 어떤 목적을 위해 필요하다면 배우는 기회가 훨씬 더 효율적이고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강: 말씀해 주신 방향을 교육에 적용하면 과정을 다 정해놓고 청소년에게 제공하기보다는 청소년이 필요로 하는 것을 파악한 다음에 그걸 반영하는 과정을 만드는 것이 더 필요할 수 있겠네요.
이: 맞아요. 그러려면 그런 기회가 저학년부터 이루어질 필요가 있다고 생각해요. 자기가 무엇을 좋아하는지 갑자기 떠올리긴 어렵다고 생각하거든요.
강: 어떤 종류든 그런 생각을 하시게 되었던 프로그램을 경험해 보신 적이 있으신가요?
이: 우연히 친구와 함께 미국의 어느 캠프에 참가했던 적이 있어요. 외딴 시골의 산에서 하는 프로그램이었는데 무언가를 배우는 게 아니라 하루종일 노는 것처럼 지내면서 나 자신을, 내가 뭘 원하는지 생각해 보는 수업을 했거든요. 오늘 논 것 같은데 나에 대해 더 알게 된 것 같은 느낌, 뿌듯함을 느꼈어요. 그 느낌이 지금 제가 예술 작업을 하는 원동력이 된 것 같기도 해요.
강: 예술에 대한 호기심을 강하게 느끼셨던 동기가 되었다고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때 받으신 영감을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요.
이: 그때 나름대로 생각한 게 ‘나 자신을 제일 잘 파악해야 다른 것들도 보인다’였어요. 그래야 내가 뭘 해야 하는지 판단할 수 있겠다고요. 제가 지금 진행하는 프로젝트도 제 마음을 들여다보는 데서 출발한 셈이고요.
강: 어떤 면에서는 자신을 들여다보면서 뭘 원하는지 아는 데에 예술교육이 많이 기여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요.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한 예술교육이 많이 마련되고 있는데, 청소년들에게 이런 자리들이 있다는 게 잘 전달되고 있을까, 바쁜 청소년들이 이런 프로그램에 참여할 수 있는 시간은 있을까 생각해 보게 되는 것 같아요. 청소년들에게 바쁜 와중에도 예술교육 프로그램에 참여할 이유를 찾자면 무엇이라 할 수 있을까요?
이: 예술은 감각보다는 사고라고 생각해요. 사고의 확장은 누구에게나 필요한데, 예술이 이를 도와주는 발화점이라고 생각해요. 저는 예술을 내면을 바라보고 끄집어내는 행위라고 이해하고 있는데요. 제가 완성된 결과보다 과정에서 즐거움을 얻는 것도 그런 이유라고 생각해요. 자기 자신을 들여다보고 자신이 무엇을 원하는지 아는 건 모두에게 필요하니까 예술도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그런 필요와 별개로) 청소년들이 프로그램에 참여하도록 하는 건 어려운 일이긴 할 텐데요. 제일 좋은 방법은 흥미를 끄는 거죠. 그리고 뭔가 오아시스가 될 만한 자리면 좋겠어요. 애들이 다 너무 피곤하고 쉬는 날 집에서 쉬고 싶고 자고 싶잖아요, 내가 왜 굳이 여기 나와야 하는지 이유를 부여할 수 있도록요. ‘여기 나오면 이런 것도 할 수 있고, 사실 네가 잠을 자는 것보다 좀 더 귀중한 시간을 보낼 수 있을 거야’라는 걸 확실히 알려줄 수 있으면 좋을 것 같아요.
강: 말씀 나누면서 변화에 대한 관심이 굉장히 높으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앞으로 미래를 주도할 청소년이 변화에 관심이 높은 이유가 뭘까 하는 호기심도 드는데요. 뒤처질지 모른다는 두려움 때문일까요, 다음의 물결이 무엇인지 먼저 파악해서 잘 활용하고 싶다는 호기심 때문일까요?
이: 요즘은 인터넷이 너무 잘 발달해 있어서 정보가 너무 흔한 게 되어버린 게 큰 이유인 것 같아요. 검색하면 금세 알 수 있기 때문에 오히려 다른 사람이 아직 모르는 정보를 먼저 아는 것에 대한 욕구가 커지는 것 같아요. 내가 관심이 있는 분야에 대해 다른 사람들보다 더 알고 싶다, 아니면 앞으로 일어날 일들에 대해 내가 먼저 알고 싶다 하는 생각이 있는 것 같아요.
강: 오히려 정보가 많은 시대니까 양질의 정보를 먼저 알고 싶다는 뜻일 수 있겠네요. 디지털 기술이나 도구들에 대해서는 어떤 기대를 하고 계시는지 궁금해요. 앞으로 살면서 만나시게 될 기술이나 도구들에 대해서요.
이: 기대도 하지만 걱정도 하기 때문에 상황과 조건에 따라 다를 것 같아요. 어떤 곳에서는 기술이 과도해서 문제지만 어떤 곳에서는 기술이 부족해서 문제가 되기도 하잖아요. 개인적으로 지폐를 좋아하는데요. 새 지폐의 빳빳함도 좋고 지갑 모양대로 접힌 곡선도 좋아해요. 그렇다고 카드나 디지털 화폐를 싫어하는 건 아닌데요. 편리하기도 하고 기존 (아날로그) 화폐의 문제나 고민을 해결하기도 하니까요. 그렇다고 효율을 위해 ‘오프라인의 형식적 고정관념’을 버려야 하는지는 잘 모르겠어요. 기술이 어떤 변화를 만들지는 시간이 지나 봐야 알 수 있다고 생각해요. 어쩌면 사람들이 필요로 하는 게 기계나 기술 자체가 아니라 그걸 통해서 만들 수 있는 무언가일 수도 있겠다고 생각하기도 하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