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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윤 Jul 02. 2023

당분간 사는대로 생각합니다.

쇼핑몰 1인 운영자의 간만의 글

  두 달 넘게 글을 쓰지 않았다. 한글 프로그램을 열어보지도 못했으니 못 썼다는 말이 맞을 것 같다.

 마지막까지 미루고 미뤄두었던 쇼핑몰을 오픈한 뒤로 잘 시간도, 먹을 시간도 없다. 직장다닐땐 그렇게 워라벨을 따졌던 애가 내 일을 시작하고 나서는 주말도, 밤낮도 없이 일하고 있는 모습을 발견하고서는, 여태껏 욕했었던 그 많은 악덕사장들이 눈에 밟혔다.(응?) 

 문득 급 늙어있는 얼굴을 확인하고 나서 이건 아니라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지만 뭘 어쩌겠다는 건 아니고 그냥 가야지 별수 있나. 달리 선택지가 없는 나로써는 당분간은 사는대로 생각하겠다는 계획(?)을 따르기로.. 생각하는대로 살고 싶었는데 말이다.     

 어쩔 수 없이 힘들게 일을 해야 한다면 좋아하는 일을 선택하라고 했다. 그래서 그 많고 많은 일 중 다시 패션쪽을 선택하고 말았다. 촬영하고 보정하고 영상  만들고 업로드하고 광고돌리고 마케팅 하고 배송하고 CS도 하고, 무한반복. 최신트렌드성 옷들 만지는건 재미있지만 잠깐이라도 쉬다 돌아오면 끝도 없이 밀려있는 일 앞에서 언제까지 이렇게 갈 수 있을건지 약간은 걱정스럽다. 몸도 성치 않은데.


  사업을 하다보면 크고 작은 벽을 마주해야 할 일이 수시로 생긴다고 한다. 벽 앞에서 주저앉느냐, 어떻게든 벽을 넘고 앞으로 나가느냐의 차이로 성패가 갈린다고 했다. 모든 일이 그렇겠지만 성공은 끝까지 꾸역꾸역 밀고나가는 사람에게만 주어질 것이다. 

 평소에 실없이 웃고 농담 따먹기만 한다고 생각했던 아는 오빠(?)가 철강관련 회사를 꽤 크게 운영하고 있다는 사실을 몇 년전에 알았다. 그 실 없는 웃음은 연기였던가, 그가 평소처럼 웃으면서 했던 말이 아직도 기억에 남는다.

 “벽이 나타나면 넘어가면 되는데 넘어갈수 없는 큰 벽을 마주하면 깨부셔야 해.” 그 말이 지금 이렇게 무게감 있는 기억이 되리라고는 그 땐 생각하지 못했다. 실없는 오빠에게서 들었던 묵직한 조언? 내가 힘들어서 연락을 끊고 살았는데 전화 한번 해 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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