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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rtemis Aug 12. 2020

넷플릭스 디스클로저   (Disclosure,2020)

미디어 속 트랜스젠더의 이미지


디스클로저는 2020년 가장 중요한 넷플릭스 다큐멘터리 중의 한 작품이다.  


디스클로저는 트랜스젠더 샘 페더 감독이 헐리 우드 미디어 속 트랜스젠더들의 이미지와 그들의 실제 삶의 이야기를 다룬 다큐멘터리다. 감독은 트랜스젠더들이 자신의 실제 삶과 역사에 대해 누구보다 잘 알고  스스로 이야기의 중심이 돼야 한다는 강한 믿음 하에 공동 감독인 워쇼 스키부터 헐리 우드 영화에 일하고 있는 트랜스 감독, 배우, 프로듀서, 작가, 제작자, 평론가 등 온전히 그들의 시선과 목소리를 담았다. 다큐멘터리는 그들의 나레이션과 함께 관련된 TV 프로그램, 드라마, 영화 장면들로 구성되어 있다.

디스클로저의 책임 프로듀서를 맡은 래번 콕스

1.       미디어 속에 묘사된 트랜스젠더의 이미지

·       가짜의 모습

·        정신병자/살인자/사이코/연쇄살인범

·        존재의 부정

·        웃음과 농담거리

·       역겨움과 혐오의 대상      

트랜스젠더 최초의 이미지 묘사는 1900년대에 시작된다. 영화와 TV 프로그램 등 수많은 미디어에서 묘사된 트랜스젠더의 이미지는 농담과 웃음거리의 소제이며 폭력으로 억압해야 마땅한 존재로서 죽음을 당한다. 초기 영화 속 트랜스젠더는 크로스드레서(Cross-dresser)로써 여성스러운 제스처로 우스꽝스러운 놀림거리로써, 당시 크로스 드레싱(Cross-dressing)은 사람들에게 희롱당하거나 불법으로 체포되었다. 알프레드 히치콕의 사이코(Psycho 1960) 그리고 조나단 뎀의 양들의 침묵(The Silence of the Lambs 1991)은 공포 스릴러 영화의 대표작으로 영화 속 트랜스젠더들은 살인자, 사이코, 정신병적 연쇄 살인범으로 그려진다.  1994년 작 Ace Ventura에서 트랜스젠더 여성에게 키스를 한 짐 캐리의 격렬하고 과장된 거부 반응 장면이 나온다. 토를 하고 이를 격하게 닦는다. 트랜스젠더와 호모포비아에 대한 격한 반응을 보여주는 장면이다.  독극물이라도 마신 듯 게워낸다. 범죄극 그리고 병원 장면에 나타나는 트랜스들은 항상 죽는다.  살해당하거나 그들이 사용하는 호르몬제로 인한 병으로 사망한다. 혹은 태어날 때 성에 관련된 병 예를 들면 남성 트랜스젠더는 호르몬제에 의한 유방암으로 사망한다. 실재 미국인의 84% 개인적으로 트랜스젠더를 모른다고 한다. 따라서 미디어가 재현해 내는 왜곡되고 과장된 이미지는 대중들에게 그대로 전해지고 학습된다. 그렇게 각인된 이미지들로 인해 그들은 차별받고 모욕당한다. 트랜스젠더의 실업률은 미국 전체 평균 실업률의 3 높으며 흑인 트랜스일 경우 4  높다.  사회적인 거부감과 혐오로 취업 기회의 가장자리로 밀린 그들은 성매매 관련 일을 한다. 하지만 배경에 대한 부연 설명 없이 그들은 스크린 속에서 뉴욕의 밤거리의 창녀로 자주 묘사된다.


2.       미디어 속 트랜스젠더 역할의 재현 배우

데니쉬 걸(Danish Girl, 2015)에서 트랜스젠더 역할을 맡은 에디 레드 메인은 여성스러운 트랜스젠더 역을 자신의 본모습처럼 자연스럽게 표현해  극찬을 받았다. 영화 속에서 트랜스젠더의 역할은 대부분 백인계의 남성들이 연기 해왔다. 실제 트랜스 여성은 너무 여성 같다는 이유로 캐스팅되지 않았다. 백인 남성은 스크린 속에서 트랜스젠더 여성을 연기하고 영화 속에서 트랜스젠더 여성은 백인 남성에 의해 살해됐다. 트랜스 여성이 스크린 속에서 실제의 역할을 한다면 적어도 트랜스젠더 여성들은 결국 '변장을 한 남자'라는 관객의 잘못된 생각을 완벽하게 반박할 수 있다.

디스클로저에서 흑인 인종차별주의에 대해  얘기하는 배우 Tiq Milan

3.       트랜스젠더들의 다양한 목소리를 담은 나레이션


·       흑인 트랜스젠더의 시각 – 인종차별주의

영화 속 백인 여성이 남성으로 전환한다. 그는 젠틀하고 멋있고 매너 있는 백인 남성으로 그려진다. 반면 흑인 여성이 남성으로 전환한다. 그는 폭력적이고 과도한 남성성의 소유자로 백인 여성들에게 공격적이다. 이것은 트랜스젠더뿐만 아니라 인종에 대한 공격이다. 미국의 노예제도 당시 흑인들은 남자의 성기를 거세함으로써 그들의 공격성과 남성성을 제거하려 했다. 따라서 스크린 속에서 흑인 남성들에게 여성의 드레스를 입히고 성기를 거세함으로써 그들의 공격성을 제거하고 존재 자체를 웃음거리로 만들어 버린다.

실화를 바탕으로 만든 영화 소년은 울지 않는다 (Boys Don't Cry ,1999)에서 남성으로 살고 싶은 주인공 티나 브랜던의 흑인 친구 Phillip DeVine 역시 브랜던과 함께 살해당했다. 하지만 영화 속에서 그에 대한 어떤 언급도 없다.  흑인과 퀴어 그리고 트랜스젠더의 문제는 같은 공간에 존재할 수 없는 것이다.


·       성전환 남성( Transmasculine)과 성전화 여성(Transfeminine)

 레즈비언과 양성애자의 삶과 사랑을 다룬 TV 드라마 시리즈 L word에 Max라는 성전환 남성이 등장한다. 드라마 초반에 호의적이고 부드러운 Max는 호르몬제를 복용하면서 공격적이고 날카롭게 변해간다. 그리고 성전환 수술을 원하는 그녀는 여성이라는 가장 강력한 특권을 상실하지 말라는 충고를 듣는다.  드라마속 성전환 남성은 레즈비언의 눈으로 여성성의 배신자로서 묘사된다. 현실적으로 성전환 남성과 여성의 수는 비슷함에도 불구하고 미디어에서 성전환 남성은 여성보다 훨씬 적게 묘사된다. 성전환 남성은 관객들에게 자극적이지 않거나 인정받지 못하기 때문이다. 또한 성전환 여성은 보여주기 식의 상품적인 가치로 인해 미디어에서 더 많이 묘사된다.


·       트랜스젠더 간의 서로 다른 시각

소년은 울지 않는다 (Boys Don't Cry ,1999)는 실화를 바탕으로 만든 영화로써 Hilary Swank가 남성으로 살고 싶은 티나 브랜던 역을 맡았다. 성전환 수술을 아직 받지 않은 여성 주인공이 살해당한 실화를 영화화했다. 그녀는 남장을 하고 남자로 살아가다 자신의 성 정체성이 밝혀지면서 성폭행을 당하고 살해당했다. 이 영화 속 브랜던의 이미지는 긍정적인 트랜스젠더의 이미지를 묘사한 중요한 영화로 간주되는 반면 한편에서는 자신들의 이미지에 대한 트라우마의 방아쇠를 당긴 영화라고 평가받기도 한다.


배우이자 작가인 Jen Richards의 인터뷰

4.       미디어 속에 묘사된 트랜스젠더의 이미지가 그들 자신에게 끼치는 영향


·       다큐멘터리 전체 내용 중 가장 감동적인 장면은 Caitlyn Jenner’s I Am Cait에 출현했던 Jen Richards와의 인터뷰다. 출연자 중 한 아빠는 트랜스젠더인 자신의 아이를 멋지고 자랑스럽게 생각한다며 자신의 아이를 유니콘에 비교한다. 자식의 당당함과 특별함에 대해 아빠는 행복하고 따뜻하게 응원해준다. Jen Richards은 그런 존중감과 사랑 그리고 경외감을 가지고 자신을 바라봐 준 가족과 친구들이 없었다고 고백한다. 오히려 그들의 차가운 시선과 경멸과 함께 살아가는 법을 터득하며 평생을 살아왔다고 한다. 무엇보다 그런 시선으로 자신을 한 번도 바라본 적이 없었다고 고백한다.

·       미디어에 나타난 혐오적이고 존재를 부정받는 이미지, 자신의 성 정체성을 얘기하면 더럽고 흉물적인 대상으로 취급 받음으로써 그들은  '누군가 나를 사랑할까'라는 질문을 끊임없이 스스로에게 한다.

·       혐오와 경계의 대상으로써 직업, 친구, 가족도 잃는다. 그래서 그들은 가장 '자기다움'으로써 자신의 삶을 살아가려 한다.  많은 사람들은 말한다. "너 답게 살아 (Be yourself)" 하지만 가장 자기답게 살아가는 그들은 이 일반적인 권리에서 조차 가장자리로 내 몰린다.


 5.       변화된 이미지

디스클로저의 책임 프로듀서인 래번 콕스는 오렌지 이즈 더 뉴 블랙(Orange is the new black, 2013)에서  블랙 트랜스젠더로써 캐스팅됐다. 일회적인 단역이 아닌 정기 TV시리즈 드라마의 조연 배우로서 블랙 트랜스젠더 역할을 했다.  2018년 넷플릭스에서 방영된 Pose는 최초로 블랙 트랜스젠더 여성들이  TV 시리즈의 중심 역할을 맡게 됐다.  2019년  LGBT를 지지하는 미디어 GLAAD에 따르면 미국 텔레비전에 38명의 트랜스젠더 조연 배우들이 있다고 한다.


디스클로저는 지난 120년 동안 미디어 속 트랜스젠더들의 이미지 변화와 그것이 대중들과 트랜스젠더 자신들의 삶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다각적인 시선을  담아냈다. 이 다큐멘터리는 최근 안티 트랜스젠더에 관한 글을 쓴 J.K. 롤링(해리 포터의 작가)뿐만 아니라 모든 사람들에게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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