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든둘

by 사포갤러리






내가 사는 촌에는 들고양이, 고라니, 맷돼지 정도의

짐승은 흔히 만날 수 있다.

얼마전 산책하던 나는

개에게 한방 물린 적이 있어

개가 늑대과로만 여겨지고 혐오감, 적개심으로

짖는 소리만 들어도 화가 나있다.


그런데 어느날 들판을 지나가다

인적도 없는 밭 한가운데 개집이 놓여 있고

흰색 강아지 한 마리가 나를 향해

열심히 짖고 있었다.

그 소리는

'뭐 어쩌라구.'처럼 들렸다.

밭주인의 개인지, 밤에는 맷돼지가 먹어도,

보신탕집에 끌려가도, 추위에 얼어 뒈지던지.

하등의 관심도 받지 못하는 개새끼.

가만히 있어도 불쌍할텐데

뭐하러 열심히 짖기까지 하는지.


그것은

그가 떠나고 난 뒤

내 심정 같아서 울컥

멀쩡한 공기에 대고 소리치기까지 했다.

'야! 바보!짖지 마. 개소리 내지 마!'


인간이 다 인간일까?

Heart 를 넣지 않고

Mind만 가지고 사는 사람들이

너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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