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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포갤러리 Jan 24. 2022

아흔여덟


Story/Mixed media



밀가루는 쓸데없이 부풀어 빵을 키우고

앙꼬는 한곳으로 몰려 혀를 차게 만드는

슈퍼마켓안의  빵집.

장을 보다가 그래도 한번씩 사게 된다.

써붙인 선전문구에는 '픽!' 코웃음을 치며.


게으르거나 미숙할 뿐이지 속이거나

자존심을 상하게하는 것이 아니므로

용서해준다.

그 까짓거...


몇십년의 인연도

자존심을 배려하지 않아 그 빵집 인연보다

못하지 않던가.

눈앞에 칼날이 번득이는 증세.

'섬광증'이라며 인공눈물외에는 별처방이 없는,

시름시름 이곳저곳 늙어가는 형세로

매일매일 전전긍긍하지만

내 자존심은 서슬이 시퍼렇게 살아 움직이니

삶을 받아 들인다는 것은 아직도 요원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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