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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흔다섯

by 사포갤러리




Sunflowers




순간의 공격성으로 내가 무서워하는 벌.

길 건너편 양봉하는 이웃에게 들으니

양봉하는 벌은 자기 무리에서 잘 이탈하지 않는다고.


오늘도 다 자라지 못한 날개로

무리에서 낙오되어 내 집 문앞을 기어다니는,

도사린 벌의, 우울한 표정의 몸을 보니

어쩌면 그리 인간사와 다를 바 없을까 싶어

작대기를 들고 풀밭쪽으로 밀어준다.

비가 지나고

젖은 옷을 벗기도 전에

들이닥치는 햇빛은

참 더럽게 눈치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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