셋.

by 사포갤러리














20150107_100904[1].jpg Sappho- Metaphor/Mixed Media






로미오와 줄리엣.

'A Time for Us'를 피아노로 치기 시작했던 스물네 살의 겨울이 생각난다.

열정은 있었어도

진정성은 없었을지 모를 시절에

재즈 피아노에 골몰하여

피아노 소리에 쉰내가 나도록 치며

마음의 앙금을 털어내곤 했었다.



지금

겨울이 얼마나 깊은지...

해마다 이럴 때

추위는 지독하고 특별하여

계절의 순례라는 생각이 안 들고

겨울, 단지 물러 서지 않을 겨울밖에는 생각나지 않는다.




F. 휠덜린의 시 '다섯 편의 에피 그람'중에는

'삶 가운데에서 예술을 배우고, 예술작품 안에서 삶을 배우라.

어느 한쪽을 옳게 알면, 다른 한쪽도 옳게 알게 되리라.'는 말도 있지만.



내게 예술은 삶의 유전인 만큼 절실했으나

내 삶에 '그대'가 예술이었는지는 잘 모르겠다.




삶 속에 예술이 존재한다면

나는

당신과의 삶을 지나 추위를 잊을 때까지

많은 시간을 기다려야 할 것 같다.

이렇게 추운 겨울에도

생각하면 웃음이 나오는 당신은.



참으로

내게 특별한 삶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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