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른.

by 사포갤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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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단하면 다음 날

아무리 애써도 달라지는 색 배합으로

달라질 수밖에 없는 큰 작업이므로 찔기게 붙어 색깔을 마무리하고 어둡진 바깥에 나오니

비가 오고 있었다.

아니, 빗님이 오시고 계셨다.

이런 날은 아들에게 김치 우동을 한번 끓여 주고 싶다.

몇 번 끓여 보니

술안주로도, 양식에 찌든 햇 것의 입맛에도 맞는 듯 싶었다.



나는 요즘 술에 취하지만 않으면 제법이다.

겁나기도 무서운 세상이지만

'저 여자는 누구일까?'로만 여겨지는

그런 곳에서 당번 청소도 열심히 하곤 한다.

할머니들이 주로 오시는 면사무소 요가 시간에 나는 개근생이다.



.

.

세월이 앞으로 내 앞에 어떻게 펼쳐질까?

자주 그런 생각을 한다.

연필을 깎다 보면

수북한 잔해에 어울리지 않는 날카로운 연필심과

여리게 받치고 있는 나무 기둥 사이에

그림으로 펼쳐질 세상을 그리는 나 자신도 모르니 말이다.



나는

끝을 만지작거린다.

그의 끝이 그랬듯이

나의 끝이 지리멸렬하거나

포장되지 않기를 간절히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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