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려서부터 그림 그리고 놀기를 좋아했지.
땅바닥에 작대기로 그림을 그리기 시작하면
해가 중천을 너머 기울 때까지
상상에서 상상으로 지우고 그리고... 를 반복했어.
까매진 뒷목을 잡고 일어서서 발 밑 아래를 바라 볼 때면
그 자리만이 내가 지나간 흔적인 듯
나를 느낄 수 있는 유일한 공간이었지.
좁은 마음을 눕힐 수 있는 공간.
그게 나의 특석이 아니었나 싶어.
모두들 구월이라고 하네.
오늘 가랑가랑 비는 오는데 갤러리 밖에 새소리가 요란해서
무슨 일일까? 한참 바라 보니
고것들은 어디로 날개를 피할까... 한참 술렁이는 듯했어.
오래간만에 웃음이 나왔어...
시끄러운 생명에 사연을 들어 보다가
"야, 적당히 해라."
큰소리로 외쳤지.
좋아하는 음악을 들으러 갈까? 했는데
예약표에는
무슨 등급이 그리 많을까?
특석, 1등석, 2등석, 3등석..
살아 생전
항상 당신의 특석은 나였지.
앞으로 나의 특석은
당연히 당신이겠지.
몽당연필의 꿈을
한없이 자라도록 키워 준 사람.
모든 인간의 시간은
마법처럼 아무도 가늠할 수 없으니
언제나의 부음에 대비하며
그때는 부디 슬프지 않고 기쁘기를...
마음을 연습하는 중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