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완서의 단편 '마른꽃'을
동감보다 더한 감동으로 읽음.
늙음은 남이 나를 보는 눈이나
내가 남을 보는 눈이나 애써 의사소통의 노력이
필요없음.
그러나
어찌됐던 간에
늙어가는, 늙지 않으려는 내 안의 암수동체처럼의 혼돈은 끊이지 않는 외로운 싸움.
늙어 가지만 순순히 늘고 싶진 않음.
마켓에 들르니
내 다리 두 배만한 무가 1980원.
무를 쓱쓱 만지면서 말금한 무나물, 새콤달콤 무생채, 한 풀 말려서 담은 무깍두기, 젯상에
가지런히 오르던 무부침을 잠시 생각함.
흠칫 놀라 무로부터 떨어짐.
아직은 밥상 준비단계가 밥상에 앉을 사람의 기억보다 큼...
안잊힘.
덧문도 없는 창호지 방문에
누운 비가 내리침.
기억보다 더 나이 먹은 혼이
피하지 못하게 함...
그냥 잠.
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