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난에 대한 소고

by 사포갤러리









_ANY0317.jpg Sappho-Metaphor/Mixed Media





없다...

뭐가?

돈? 명예? 권력? 사랑? 친구? 건강?

가난은 너무 주관적인 것이라서

아무리 남들이 부자라 해도

자신이 쫓는 것의 빈곤이 가난의 정답이라 생각할 수밖에 없어.

하지만 보편적인 언어로서의 가난은 주로 돈을 지칭하지.




학비때문에 서너개의 알바에 시달리고

지쳐서 쓰러지더라도 집 대문 앞에 가서나 쓰러지자...가

매일매일 지속되던 어느 날

내가 족두리를 쓰고 가마 타고 시집가는 꿈을 꾸었어.

누구에게?

외할아버지에게.

당시에 외할아버지가 가장 부자였던지는 몰라도

꿈속에서의 나는 이상하다는 생각보다도 이렇게 쾌재를 불렀던 것 같아.

"휴우, 이제 밥 굶을 걱정은 안해도 되겠구나."라고.




_ANY0323.jpg Sappho-Metaphor/Mixed Media




젊은 날의 우리 또한 가난하게 시작했지만

당장 가난으로 무너져도 항상 자신을 절개 곧게 다스리는 당신 있었기에

왠지 어려움을 관통하리라는 느낌으로 아무 것도 겁나지가 않았어.

아울러 끝까지 지켜 준다는 약속을 추호도 의심하지 않았어.



뒤돌아 보면

우리가 가장 경계해야 할 것은

뜻밖의 방향에서 다가오는 것 같아.

무슨 일이나 서로...였는데

누구에게나 우리...였는데

어떤 일에나 함께...였는데.

어떤 가난이라해도 아무런 경계없이 풀 수 있는데...

당신이 내게 준 것들은 가난이나 부유함에 견줄 바가 아닌데...

이제

당신은

대답이 없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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