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입술은 빨갛고 머리는 검은 색이야.
찐빵은 음... 하얀색."
온통 물감 묻은 손을 내서 젓가락 집기도 민망스러워
펄펄 나오는 김만 물끄러미 바라보던 찐빵가게에서
말소리를 따라 뒷자리를 돌아보니
쬐그만 여자아이가 눈을 동그랗게 뜨고 말했어.
엄마는 호들갑스럽게 박수를 짝짝짝.
맞다는 말일까?
똑똑하다는 말일까?
신기하다는 말일까?
귀엽고 행복해 보이더군.
웃음이 절로 나오고.
난
지금
어느 누구에게나 좋은 복선이 오기를 빌어.
어릴 때 동네 어귀에서 숨바꼭질이나 소꿉놀이를 할 때
아무것도 없는 빈 그릇에다 밥처럼의, 반찬처럼의 무엇을 열심히 만들어
이제 어른 흉내만 내면 되는데...
진짜 밥 먹으라고 부르는 엄마 소리에 아이들은 집으로 뛰어 들어 가고
물끄러미 그것을 혼자 바라 보고 서 있던 나의.
그런 복선 말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