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하는
시인 오규원의 죽고 난 뒤의 팬티라는 시에 보면
산 자도 아닌, 죽은 자의 죽고 난 뒤의 부끄러움에 대해
죽을 위기에 처했을 때 갑자기
죽고 난 뒤의 팬티가 깨끗한지 아닌지 신경 쓰이는 게 우습다고 했어.
나도 가끔씩 당신에게
농담으로 그렇게 말하곤 했어.
시체도 예뻐야 한다... 고.
인간 존재의 가벼움을 이해하던, 못하던 간에
살아 남아서 가보지 못한 죽음을 두고
어떤 심정으로 무슨 말을 해야 할까?
데카르트는 육체를 태엽 감는 시계에 비유해서
죽음은 한 기계의 종말을 의미할 뿐이라고 했지만...
그림 한 점을 완성해서
햇빛 비치는 창가에 놓으면
햇빛이 떨어진 쪽과 창살의 그늘이 떨어진 쪽은
전혀 느낌이 다르지.
삶과 죽음은
그렇게 그림 하나에서 느끼는 둘인 것 같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