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흔여덟

by 사포갤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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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게...

너의 하소연을 들으니 나도

설명 안되는 일이 참 많아.

열잔의 커피라도 생생히 내릴 수 있는데

내가 내린 커피는 왜 한 잔도 마시기 싫은지...

혼자이길 좋아하고 무척 원하는데

아무도 찾지 않으면 그 아무도가 왜 야속하게만 생각되는지.

부족하다는 말은 쓰기 싫은데 왜

부족하다는 말이 모자랄 정도의 일만 생기는지...

태연하게 살거야..라는 결심을 셀 수도 없이 어겼으면서도

왜 똑같은 결심을 새롭게 해대는지.

먹을 것을 잔뜩 사려고 거리에 나섰다가 매번

집에 오면 먹을 것만 빼고 넣은 장바구니가 놀랍지도 않은지.

잊을 것은 늘 생각나고

기억해야 할것은 잘도 날리는 나의 식어빠진 뇌구조를

부끄러워해야 할지, 안타까워해야 할지 모르겠어.


하지만 나는 이제

그런 것으로 씩씩대지는 않아.

저기서 엉거주춤 나를 기다리는 실체를

알아차렸거든.

그것의 혀꼬부라진 소리가 조금씩 앞단어부터

들리기 시작했거든...

너도 곧 느껴질거야.

조금만 기다려 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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