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물다섯

by 사포갤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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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년만에 운전면허를 갱신하는지는 모르지만

그렇게 하기 위해 준비물에 여권용 사진이 있었다.

그것이 아니면 나는

죽을 때까지 사진을 찍지 않을 수도 있다.


투덜거리며 사진관엘 찾아가니 갑자기 더워서인지

'볼 빨간 갱년기'라고 내가 나에게 붙여준 별명답게

볼이 아주 빨갛게 부어 있었다.

사진관 아저씨는 성형도 가능하지만
마트안에서 장을 보고 오면 가라 앉을 거라고

걱정하지 말라고 했다.


장을 신나게 보는 동안 가라앉지 않으면 또

찾아와야 하는데...라는 걱정도 잊고

급기야 사진을 찍어야 한다는 사실조차 잊고

집으로 달려 왔다.

사람을 한 번 보면 본 장소까지도 기억하는 나였는데

삶을 살살 조정했던 나는

삶의 인연을 슬슬 잊어가는 나로

변해가고 있다.


당연하다...

이토록 세월을 집어 먹으면서

지독한 슬픔도 잊는 덕이 아니면 어떻게 버틸 수 있었을까?

당황했던 것은

인정하지 못하고 늙음을 착각한 오류일 수도 있겠지만

괴롭고

슬프고

화 나고

밥을 주고 싶지 않았다.

잠시 지나 모든 것을 잊고

나는 밥을 먹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