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흔여덟

by 사포갤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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몹시 상처되던 일들을 주저없이 보통의 일상처럼

말하게 되었을 때.

시간이 흘러간다는 것은

만병통치약이란 생각이 든다.

시간이라는 것은 철저히 절대적인 숫자같지만

상대적일 때가 더 많다.

제자리에 있는데도 시간은 가고

달려가도 시간은 간다.

어떤 일은 순식간에 잊혀지고

어떤 일은 잊혀짐을 아예 포기해 버린다.


늙어가서 몸은 약해지지만 마음은 의연해지고

외로움을 당연히 여기며 너그러워진다.

'그러니 벌써, 어느덧...이란 말은 안해야지.'

그렇게 뉘우치니

기웃거리는 가을이 좀더 반갑기도 하다.

소슬거리는 새벽기운에도 담담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