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른일곱

by 사포갤러리






가슴에 손수건을 달고 입학식을 했었다.

약 오십몇년전에..

콧물을 닦으라고 가슴에 달아 준 손수건이건만

항상 콧물은 그대로 흘러 내렸고

그것으로 닦으라고 조언을 주는 이도 없었다.

여덟 칸의 공책을 다 쓰고나니

글씨를 보는 사람도 없고 막막했다.

'어쩌란 말이야...'

곰곰이 생각하다

'아!'하고

'떡!'하니 나를 바라보는 지우개를 들어

쓴 글씨를 지우고 다시 쓰기 시작했다.

아무도 돌보지 않는

던져진 자람이 지금도

가끔 불쑥 고개를 든다.


아마 그때부터

외로운 역사가 시작되어

모든 것을 외로움 탓으로 돌리면

덜 외로운 것 같은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