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울 속 내 얼굴을 가만히 들여다 보니
내가 너무 불안해 보였어.
아니, 공허하고 촌스럽다고 해야 하나?
람보르기니 아벤타도르 쿠페를 타고 12001 미터를 간다 하더라도
1200원 버스를 타고 내리기 아까워 종점을 찍고 돌아온 느낌?
이유가 뭘까?
온종일 생각했다.
그건 아마 이런 것 같아.
늦가을이 이리 춥지 않으니
겨울아, 올 테면 와 봐라... 하면서도
지난 겨울 독감으로
몸보다 머리가 더 얼어 붙어 뇌 동사할 뻔했던 내가
겨울을 얕잡아 보고 있다니...
나의 경솔함에 대한 얄미운 반성이나 걱정 때문일까?
더구나
그렇게 여름 속에
당신이 나를 떠나가고
혼자서
처음 맞는 겨울인데...
이젠
지난 여름 읽던
니체와 파베세 이야기를 떠나
허겁지겁
난로와 털모자를 사야겠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