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집에 돌아오면 제일 먼저 손가락부목을 벗는다.
왼손 한 개, 오른 손에 한 개.
움직이는 것을 제어해서
서서히 제 구실을 할 수 있도록 도움을 준다고 하니
꼬질하게 때묻은 손가락 부목이 참 고맙다.
샤워할 때 머리카락 젖지않게 해주는 헤어밴드.
귓속의 물을 훔쳐내는 면봉.
임플란트 이의 찌꺼기를 훔쳐내는 이쑤시개.
파레트의 묵은 물감도 곧잘 지워주는 물티슈...
알고보면
날 도와서 편하게 해주는 것들이 너무 많다.
열쇠 꾸러미와 손가락 부목과 충전시키는 휴대폰은
저녁식탁 한 편을 차지하는 레파토리이건만
그것들이 있어서
아픔도 덜고 외롭지 않다는 생각을 종종 하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