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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 Div Sep 23. 2020

커피 관련 책들, 읽어 볼만 한가요?

그동안 읽었던 커피 관련 책들

 서점에 가면 커피 관련 책들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예전에는 관련된 책들이 많지 않았는데 얼마 전부터 홈카페를 즐기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이런 흐름이 생긴 게 아닐까 한다. 수많은 책을 중에는 정말 도움이 되는 책들도 있지만 가끔은 너무나도 전문적이어서 도무지 이해가 가지 않는 책들도 있다. 어느 정도 커피에 대한 사전 지식이 없다거나 그냥 카페에 가서 내 입맛에 맞는 커피를 사 먹으면 되지 뭐 이런 어려운 용어들이나 설명들을 다 알아야 하나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에게는 페이지가 잘 넘어가지 않는 책들일 경우도 많다. 하지만 개인적인 경험으로 커피에 대해서 더 알고 싶은데 관련한 지식을 어디에서 얻어야 할지 막막할 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던 책들이어서 그중 몇 권의 책을 소개하고자 한다. 모두 한 번씩은 경험해 봤겠지만 글로 배우는 모든 것들이 실제와는 약간 다를 수 있어서 커피 관련 책들도 먼저 읽어보고 꼭 실제로 경험을 해보는 걸 추천하고 싶다. 요리 관련한 책을 아무리 많이 읽더라도 그리고 책이 있는 조리과정을 그대로 따라 한다고 해도 바로 한 번에 맛있는 음식을 만들 수 있는 사람은 드물듯이 말이다.

 처음으로 소개하고 싶은 책은 제임스 호프만(James Hoffmann)이 쓴 <커피 아틀라스>라는 책이다. 책의 저자에 대한 소개를 간략히 하자면 2007년에 월드 바리스타 챔피언에 오른 영국 바리스타이고 현재는 스퀘어 마일이라는 로스터 회사를 운영하면서 커피와 관련된 연구도 하고 다양한 콘텐츠를 만들어서 유튜브 채널 운영도 하고 있다. 이 분은 특히 커피 머신을 개발하는데 관심이 많아서 최근에도 월드 바리스타 챔피언 대회 공식 에스프레소 머신인 ‘블랙 이글’을 만든 회사와 같이 새로운 머신을 개발 중이라고 한다. 국내에서도 알어바웃(r.about coffee)에 가면 스퀘어 마일 로스터리의 커피를 맛볼 수 있다. 다시 책 이야기로 돌아오면 이 책은 자주 가던 카페의 바리스타 분이 추천을 해주셔서 읽게 된 책이다. 커피에 대해서 조금 더 알고 싶다고 했더니 주저 없이 이 책을 추천해주었다. 책은 크게 두 개의 파트로 나뉜다. 앞부분은 커피에 대한 전반적인 내용을 담고 있다. 그린빈(원두), 로스팅, 추출 도구, 추출 방법 등 커피를 처음 입문하려는 사람이면 기본적으로 알고 있어야 할 내용들을 전반적으로 다루고 있다. 두 번째 파트는 이 책의 의미를 가장 잘 담고 있는 부분인데 어디에서도 보기 힘든 커피 원산지에 대한 정보를 나라별로 정리를 했다. 커피를 조금이라도 마셔본 사람들은 알고 있을 만한 커피 원산지들이 있다. 예를 들면 에티오피아, 케냐, 콜롬비아, 파나마 등등 말이다. 하지만 이 책의 뒷부분을 읽어보면 생각했던 것보다 정말 다양한 나라에서 커피 원두가 제배되고 있다는 걸 알게 되고 그 나라의 지도와 함께 커피가 재배되는 지역까지 상세하게 확인할 수 있다. 그래서 이 책을 읽으면 원두를 살 때 표기가 되어 있는 지역의 이름(또는 농장 이름)이 어떤 곳인지 알 수 있게 된다. 이렇게 커피 재배 지역을 잘 정리된 것만으로도 이 책은 충분히 읽을 만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

 다음에 소개하고 싶은 책은 <커피 스터디 플러스>라는 책이다. 커피 관련 책을 많이 발간하고 있는 아이비라인이라는 출판사에서 만든 책으로 우리나라에서 커피 관련해서 일을 하고 있는 전문가들이 각 파트의 필진으로 참여해서 엮은 책이다.  총 5개 분야(커피학개론&커피 향미, 커피 로스팅, 커피 추출, 라떼아트, 커피 메뉴)로 나뉜 이 책은 원래는 5개의 책으로 출판되었다고 한다. 이것을 몇 년 전에 개간을 하면서 하나의 책으로 묶어서 다시 나왔다. 5개의 책을 합친 책이어서 500페이지가 넘는 분량 때문에 처음에 이 책을 서점에서 선뜻 집기가 힘들 수도 있다. 책은 위에서 이야기 한 각 분야에 대해서 자세하게 기초부터 어렵지 않게 설명을 해 주서 읽기에는 쉬운 책이다. 그리고 실제 카페에서든 집에서든 시도해 볼만한 국내의 유명한 카페들 또는 유명 바리스타의 레시피가 담겨 있다. 이런 부분은 이 책의 장점이라고 할 수 있지만 책이 나온 지가 조금은 오래되어서 약간은 트렌드가 지난 내용이 있는 듯한 느낌이 조금은 아쉬운 부분이기는 하다. 하지만 커피를 배우고 싶다고 하는 사람들이 기초적으로 가지고 있어야 할 내용을 모두 담고 있어서 참고할 만한 책이라고 생각한다.

 다음은 래니 킹스턴이 지은 <완벽한 커피 한 잔> (원제: How to make coffee, the science behind coffee)라는 책이다. 이 책은 위에 소개한 책과 괘를 약간은 달리하는 점이 있는데 책의 저자가 커피 관련 일을 하는 사람이 아니고 대학에서 식품학을 전공하고 푸드 컨설턴트로 일을 하는 분이어서 그런지 원제의 내용처럼 커피를 학술적으로 접근한다. 기본적으로 커피 관련해서 알아야 하는 내용들은 여타의 커피 관련 책에서 볼 수 있을 만한 거라 특별한 차별점은 없지만 과학적인 접근을 하는 부분에서는 읽어볼 만한 책이라고 할 수 있겠다. 과학적인 접근이 논문에서 볼 수 있을 정도의 어려운 수준이 아니니 너무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된다. 하지만 화학이라면 보기도 싫다고 하는 사람에게는 이 책의 일부분은 너무나 읽기 싫은 내용일 수도 있다. 그런 면에서 주변 사람들에게 추천을 하기에 조금은 애매한 책이 아닌가 한다.

 전문적인 내용을 담은 책으로 마지막으로 소개하고 싶은 책은 <커핑 노하우: 최고의 커피를 찾기 위한 커핑 로드맵>이다. 이전 글에서 언급한 적이 있는 '커핑'에 관련된 내용을 아주 잘 정리한 책이다. 우리나라의 유일한 커피 잡지라고 할 수 있는 <월간 Coffee>에 실렸던 기사들과 현직에서 일을 하고 있는 커피 전문가들의 의견을 정리해서 책으로 발간한 것이다.  커핑이라는 작업은 책의 부제에서 설명이 되어 있듯이 좋은 커피를 찾는 과정 중 하나이다. 이를 위해서는 센서리에 대한 기본적인 지식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좋은 커피를 선택하려면 자신만의 기준을 가지고 그 커피를 평가할 수 있어야 한다. 이 책은 이런 커핑의 과정이 커피산업의 여러 분야에서 반드시 필요한 부분이라는 걸 잘 설명해 주고 있다. 원두를 사는 그린빈 바이어, 커피를 볶는 로스터, 커피를 만드는 바리스타, 그리고 카페를 운영하는 오너들 모두가 커핑에 대한 지식이 필요하다. 커피를 마시는 사람에게는 꼭 필요한 지식이라고 하기에는 조금은 무리가 있지만 자신이 마신 커피를 다른 사람에게 설명하려면 그냥 '맛있다'라는 표현이 아니라 커피의 맛을 언어로 전환해서 전달하는 게 더 좋지 않을까 해서 일반 커피 애호가도 한 번은 읽어볼 만한 책이라고 생각한다. 책이 기본적인 내용부터 해서 약간은 전문적인 지식까지 담고 있어서 커피 초보자들에게는 약간은 어려운 부분이 있을 수 있다. 최근에는 여러 카페들에서 퍼블릭 커핑을 진행하고 있는데 이런 퍼플릭 커핑에 한 번 참여를 해본 후에 이 책을 읽어 보면 더 잘 이해가 갈 수 있을 것이다. 글 처음에도 이야기를 했듯이 글로만 배우는 것보다 직접 해보는 게 훨씬 좋으니 퍼블릭 커핑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긴다면 꼭 한번 도전해 보기를 추천한다. 이외에도 이 책을 엮는데 도움을 준 커피업계의 여러 전문가들의 짧은 인터뷰와 그들만의 노하우 만나볼 수 있는 것도 이 책의 장점이다. 커핑에 대해서 알아보고 싶은 분에게는 꼭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이번에 소개할 책은 개인적으로 많은 사람들이 읽어봤으면 하는 책인데 나의 커피 스승님이 지은 <커피덴셜>이라는 책이다. 우리나라에서 얼마 없는 ‘커퍼’로 커피업계에 일을 하면서 겪었던 에피소드를 가감 없이 글로 엮은 책이다. 커퍼란 위에서 언급한 커핑이라는 작업을 전문적으로 하는 사람을 말한다. 커피 원산지에서부터 원두 수입, 로스팅, 그리고 매장에서의 원두 선별과 커피의 맛을 관리하는 부분 등 다양한 단계에서 커핑을 하면서 있었던 일들을 정리한 글이어서 위에서 언급했던 커피의 전문적인 지식을 담은 책들과 비교했을 때 쉽게 읽혀 내려간다. 약간의 커피 지식을 가지고 있어야 더 잘 이해가 가겠지만 커피 산업이 전체적으로 어떻게 돌아가는지 간접적으로 옆볼 수 있는 책으로 커피 산업으로 진로를 생각하고 있는 사람이라면 읽어보기를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특히 저자가 세계 대회에 심사위원으로 참여하면서 경험했던 대회의 뒷 이야기들은 어디에서도 쉽게 들을 수 없는 이야기여서 이 부분은 더 흥미롭게 다가온다. 그리고 중간중간 커피 관련해서 알아두면 좋은 지식들을 간략하게 소개하는 내용도 상당히 유익하다. 너무 전문적인 커피 책들이 부담이 된다면 처음 시작하는 책으로 선택하면 좋을 것 같다. 책의 제일 마지막에 부분에 있는 글쓴이가 경험했던 다양한 커피와 커피 문화에 대한 섹션은 현직에서 일을 하고 있는 사람의 시선으로 솔직하게 써 내려가서 재미있는 읽을 수 있을 것이다.

 <커피덴셜>과 약간 비슷한 느낌의 책들을 더 소개하려 한다. 스페셜티 커피 카페들이 모여 있어서 카페 투어를 하는 사람들에게는 성지와 같은 동네인 성수동에서 ‘메쉬 커피’라는 카페를 운영하고 있는 로스터 김현섭 님이 글을 쓰고 바리스타 김기훈 님이 그림을 그린 책 <오예! 스페셜티 커피!>와 <커피가 커피지 뭐>이다. 메쉬 커피를 운영하는 이 두 분이(본인들은 ‘아티스틱 커피 듀오’라고 소개한다) 커피 산업에서 일을 하면서 겪은 일들과 생각들을 정리한 책들인데, 먼저 출간된 <오예! 스페셜티 커피!>에서는 스페셜티 커피 문화에 대한 본인들의 생각을 잘 정리되어 있다. 스페셜티 커피가 커피 산업에 대두된 것은 꽤 오래되었지만 아직 우리나라에서는 여전히 2nd wave를 이끌었던 스타벅스와 같은 대형 프랜차이즈 카페들에 눌려서 대중화되었다고는 어렵다. 이런 스페셜티 커피가 어떤 건지 더 알고 싶어 하는 분들에게 추천을 하고 싶은 책이다. 그리고 책 마지막에는 메쉬 커피에서 잘 팔리는 메뉴와 다양한 추출 도구로 커피를 내리는 레시피가 있어서 유용한 정보도 덤으로 얻을 수 있다. 두 번째로 출간된 <커피가 커피지 뭐>는 이전 책보다는 커피를 하는 사람으로서 가지고 있는 생각과 경험들을 에세이 형식으로 풀어낸 책이다. 특히 이 책은 이 분들이 여러 나라를 여행하면서 만났던 그곳의 스페셜티 커피 업계 사람들과의 에피소들이 담겨 있어서 여행책 같은 느낌이 들기도 한다. 글을 쓰신 김현섭 님의 맛깔스러운 문장들 때문에 쉽고 재미있게 읽을 수 있어서 요즘 같은 가을 날씨에 카페에서 읽기 좋을만한 책들이다.

 마지막으로 소개하고 싶은 책은 이한오 님이 쓴 <Tokyo Specialty Coffee Life>이다. 인스타그램에서 카페 소개로 유명한 저자가 커피의 도시라고 할 수 있는 도쿄에서 방문했던 카페들을 소개한 책이다. 변리사로 일을 하고 있는 저자가 얼마나 커피를 좋아하는지 책을 보면 바로 느낄 수 있다. 여행을 간다던지 일 때문에 출장을 가게 되면 가장 먼저 하는 일이 숙소 근처의 좋은 카페들을 찾는 일이라고 하니 얼마나 커피를 사랑하는지 가늠이 갈 것이다. 차 문화가 발달한 영향으로 일본은 커피에 대한 관심도 남다른데 도쿄라는 도시 안에 이렇게 많고 좋은 카페들이 많은 게 책을 읽다 보면 부럽다는 생각이 든다.  코로나 시대에 여행이 어려워져서 이제는 가까운 일본도 가기 힘들어졌기에 개인적으로는 그런 아쉬움을 이 책을 읽으면서 어느 정도 달랠 수 있었다. 책은 도쿄를 지역별로 나눠서 그 지역에 꼭 가볼만한 카페를 소개하고 있어서 읽다 보면 커피 관련 책이라기보다 여행 서적이 아닌가 하는 착각이 들기도 한다. 그리고 카페들에 대해서 역사라던지 그곳의 바리스타 또는 로스터와의 나눈 이야기들을 볼 수 있어서 좋은 점도 있지만 후반부로 갈수록 단순한 카페 소개에만 머무르는 느낌이 있어서 약간은 아쉽기도 한 게 사실이다. 하지만 간접적으로 일본의 커피 문화를 느낄 수 있고 여행 책처럼 쉽게 페이지가 넘어가서 추천하고 싶다.


 이 정도가 그동안 읽었던 커피 관련 책 중에 추천을 하고 싶은 것들이다. 만약 여기서 더 나아가고 싶은 생각이 있는 분들에게는 ‘커피 리브레’에서 나온 책들을 추천하고 싶다. 너무 전문적인 서적들이기 때문에 읽기에는 상당히 힘든 게 사실이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 스페셜티 커피 문화를 선도하고 있는 업체 중 하나인 커피 리브레에서 이런 서적을 통해서 본인들의 방향성을 보여주고, 또 업계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알고 있으면 좋을 전문 지식들을 담긴 책들로 도움을 주고 있다고 생각한다. 더 관심이 있는 분들에게는 여기서 나온 책들을 한번 찾아보는 것도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책 읽기 좋은 계절이니 커피에 대해서 더 알고 싶은 분들은 위에 언급된 책들을 한번 찾아보길 권한다. 그리고 다시 한 번 이야기 하지만 책보다는 직접 해보는 게 더 도움이 되니 주저하지 말고 직접 할 수 있는 것들을 시도해 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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