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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 Div Nov 26. 2020

재미있고 실용적인 에어로프레스 이야기...

홈카페 시작으로는 최고의 추출 도구

 홈카페를 즐기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코로나 시대에 카페 가는 것이 예전과는 다른 일이 되었고 카페에서 여유 있게 커피를 마시면서 이야기를 나누는 것도 힘들어진 게 그 이유가 아닐까 한다. 물론 필자도 홈카페를 즐기고 있는 사람들 중 한 명이다. ‘홈카페’라로 하면 뭔가 거창한 게 있어야 한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간단하게 믹스커피로 집에서 커피를 마시는 것도 어떻게 보면 그중 하나라고 말할 수 있다. 여기서 조금 더 나아가면 스페셜티 커피를 다루는 카페에서 마셨던 커피를 집에서 즐기는 게 홈카페를 생각하는 사람들이 최종 목표로 하는 게 아닐까 한다. 하지만 이런 단계까지 나아가는 게 쉽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홈카페를 쉽기 시작하지 못하는 주된 이유는 홈카페를 시작해 보겠다고 이것저것 알아보다 보면 무엇부터 시작을 해야 할지 결정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카페에서 바리스타들이 내려주는 핸드드립을 집에서 무작정 도전하기란 쉽지 않기도 하니까 말이다. 어느 정도 진입 장벽이 있는 홈카페에 입문을 하고 싶지만 망설이고 있는 사람들에게 꼭 추천하고 싶은 추출 도구인 에어로프레스를 이번 글에서 이야기해보려고 한다.


 에어로프레스(Aeropress)는 2005년에 에어로비라는 회사에서 개발한 추출 도구로 커피시장에 등장한 지 그리 오래되지 않은 추출 도구 중 하나이다. 에어로비(Aerobie)라는 이름을 들어본 사람이 있을 수 있는데 옛날 미국 드라마 속에 공원에서 던지며 받고 노는 장면에 등장하는 종종 등장하는 원반 모양의 놀이기구 ‘프리스비’를 발명한 회사이다. 장난감을 만드는 회사에서 뜬금없이 커피 추출 도구를 왜 만들었지 하는 생각이 들 수 있는데 이 회사의 창업가이면서 발명가인 알란 애들러라는 분이 커피를 너무 좋아해서 어떻게 하면 커피를 쉽게 내려마실 수 있을까 하다가 발명하게 된 거라고 한다. 원래는 개인적으로 사용하려고 발명을 했지만 이게 생각보다 너무 실용적이고 심지어 이 기구를 사용해서 추출한 커피의 맛이 너무 좋아서 상품으로 출시를 하게 되었다고 한다.

[에어로프레스의 기본적인 구성품]

 에어로프레스의 기본적인 구성은 위에 사진과 같다. 왼쪽부터 물과 커피를 잘 섞을 때 쓰는 패들, 커피 계량스푼, 에어로프레스 본체, 종이 필터, 원두를 실린더에 담을 때 쓰는 깔때기로 구성되어 있다. 추출 원리는 주사기처럼 생긴 실린더에 원두를 담고 물을 부은 다음 플런져(주사기의 손잡이 같은 부분)를 눌러서 그 압력으로 커피를 추출하는 방식이다. 에어로프레스를 홈카페를 시작하는 사람들에게 추천하는 가장 큰 이유는 이런 간단한 추출 방식 때문이다.


 에어로프레스에는 여러 장점이 있는데 첫 번째는 위에서 언급한 추출 방식이 간편하다는 것이다. 특별한 추출 기술이 필요하지 않기 때문에 원두와 물의 비율만 맞추면 누구나 쉽게 커피를 추출할 수가 있다. 이런 이유로 맛의 재현성도 뛰어나다. 이 장점 때문에 처음 홈카페를 생각하는 사람들에게 에어로프레스를 강력하게 추천하는 이유이다. 두 번째는 관리의 용이성이다. 집에서 쉽게 사용할 수 있는 다른 추출 도구, 예를 들면 모카 포트라든지 핸드드립 또는 프렌치프레스 등은 커피를 추출하고 나서 뒤처리를 하는 게 조금은 귀찮을 수 있다. 이에 반해 에어로프레스는 상대적으로 간단하게 관리를 할 수 있다. 종이필터가 들어있는 뚜껑 부분을 열고 주사기를 더 밀면 커피퍽이 깔끔하게 떨어지고 나머지는 물로 헹구기만 하면 끝이다. 집에서는 설거지가 귀찮아서 요리를 안 한다는 사람들이 종종 있는데 홈카페도 비슷한 면이 있어서 몇 번 추출을 해보고 뒤처리가 귀찮아서 돈 주고 산 장비들이 부엌 수납공간 깊은 곳에 처박아 두는 경우가 많은데 에어로프레스는 이런 면에서는 가장 멀리 있다고 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는 다양한 추출 레시피를 쉽게 찾을 수 있다는 점이다. 에어로프레스가 커피 업계에서 반향을 일으킨 것은 위에 두 장점의 영향이 가장 크지만 에어로프레스를 사용하는 바리스타들이 늘어나면서 생긴 월드 바리스타 챔피언쉽의 영향도 크다. 일반적으로 커피 대회들은 밝은 분위기에서 진행되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특별히 월드 에어로프레스 챔피언쉽은 마치 파티 같은 분위로 진행이 된다. 아마도 이 대회의 첫 시작이 노르웨이의 어느 작은 차고에서 10명도 안 되는 사람들이 재미 삼아 시작을 해서 이런 분위기가 그대로 이어지고 있는 것 같다. 매년 이 대회가 끝나면 우승자의 레시피가 유튜브에 공개가 되고(개별 국가의 챔피언의 레시피도 쉽게 찾을 수 있다) 이 영상을 보면 누구나 쉽게 따라 할 수 있다. 추출 방식이 간편하기 때문에 월드 챔피언의 레시피를 집에서 똑같이 재현하는 것도 어렵지 않다. 그리고 전 세계의 에어로프레스 사용자들이 자신들의 추출 방식을 공개하기 때문에 다양한 방식을 시도해 볼 수 있어서 이 추출 도구를 사용하는 재미를 지속해서 느낄 수 있다.


 물론 에어로프레스에는 단점도 존재한다. 지금까지 출시된 제품은 사이즈가 하나이기 때문에 이 사이즈로는 한 번에 커피 한 잔만 추출이 가능하다. 여러 사람에게 커피를 내줘야 하는 상황이면 같은 추출 과정을 여러 번 반복하는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그리고 주사기처럼 생긴 부분을 눌러서 그 압력으로 커피를 추출하는 방식이기 때문에 어느 정도 물리적인 힘이 필요하다. 그리고 분쇄된 원두를 물이 담가서 추출을 하는 침출식 추출 방식이기 때문에 침출식 추출 방식의 단점인 향미의 클린함이 핸드드립과 같은 여과식 추출 도구와 비교해서 떨어질 수밖에 없는 단점이 존재한다. 하지만 이런 단점들을 감안할 수 있을 만큼 에어로프레스의 장점이 너무 매력적이다.


 만약 코로나 시대에 홈카페를 생각하고 있다면 에어로프레스를 빨리 구입하기를 권하고 싶다. 예상했던 것보다 너무나 쉬운 추출방식에 그리고 이래서 커피가 맛있겠어하는 생각을 뛰어넘을 맛있는 커피를 집에서 맛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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