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유민영 Jun 23. 2019

죽음에 대하여 생각해보다

삶을 마치고 의식이 사라진 후 우리는 어떻게 되는 것일까

짬을 내어 쉬는 동안 죽음에 대해 생각하는 시간을 가져 보았다. 죽음은 살아있는 생물들이 본능적으로 가장 피하고 싶어하는 현상이다. 그리고 고도의 지적 능력을 가진 인간은 죽음이라는 현상에 대해 두려움까지 느낀다. 인간 이외 동물이 죽음에 대해 두려워하는지 증명된 바는 들은 적이 없으나 아마도 그럴 것이라 추측한다.


대부분 문화권에서 죽음은 그 언급에 대해 터부시 되기 이전에 수많은 상상을 불러일으키는 주제이다. 그렇기 때문에 구전 혹은 문헌으로 남은 사후세계에 대한 많은 상상이 존재하고, 천국과 지옥을 묘사한 기록들 또한 많은 문화권 및 종교적 유물에서 심심치 않게 발견되고 있다.


나는 우선 죽음이 두려운 이유에 대해 떠올려 보았다. 이 과정에서 크게 두 가지 이유를 생각할 수 있었는데 첫째는 고통에 대한 두려움이다. 생명체가 죽음에 이르는 경우는 신체 기관이 수명을 다하거나 극심한 손상을 입어 생명유지에 필요한 주요 장기가 정지할 때 발생한다. 이 때 발생하는 고통에 대해 두려움을 느끼는 것이 그 첫번째 이유라고 생각했다.


두 번째는 자아 상실에 대한 두려움이다. 죽고 나면 과연 내 '정신'은 어떻게 되는 것일까를 짐작할 수 없기 때문이다. 많은 사람들의 상상속에 존재하는 줄로만 여겼던 사후 세계가 진짜로 존재하여 자아가 유지될 수도 있지만, 그것이 아니라면 그대로 내 자아가 사라지는 사실에 대한 두려움일 것이다.


이 중 첫번째 이유야 지적 생명체라면 본능적으로 피하고 싶은 것이니 당연하고, 두 번째 이유에 대해 좀더 생각해 보니 자아가 사라지는 것에 대한 두려움을 다르게 해석하면 깨어나지 않을 무의식상태에 대한 두려움이라 볼 수도 있을 법 했다. 그리고 여기에서 ‘무의식’이라는 키워드에 집중해 보니 죽음에 대한 두려움은 고통에 대한 두려움을 제외하면 곧 꿈을 꾸지 않고 깨지 않는 영원한 잠에 드는 것을 두려워하는 것이지 않을까 하는 가설을 세울 수 있었다.


그렇게 짧은 상상을 마치고 나서 생각해 보니 이 가설의 결론을 알아내려면 직접 죽어 봐야 한다는 점이 속상했다. 왜냐하면 죽고 나면 더이상 사고할 수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가설이 맞았을 때 기뻐할 수도 혹은 틀렸을 때 아쉬워할 수도 없으니 말이다. 결국 답은 주어진 삶을 열심히 살아가다 직접 맞이할 임종의 순간에 알게 되리라.

작가의 이전글 플레어, 충격을 최소화 하는 방법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