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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종윤 Mar 28. 2020

강박증이 나에게 준 선물

오늘은 나에게 특별한 날

나는 아주 어렸을 때부터 어제와 오늘이 큰 차이가 없었다고 자각할 때면 묘한 불안감을 느꼈다.


그래서 그런 것일까

나는 지난날과 오늘은 최대한 다르게 보내야만 한다는 강박이 있다.


이 강박은 

집에 갈 때 길을 돌아가게 만들어 나를 피곤하게 만들고

호텔에 가서 감당 못할 돈을 쓰게 만들어 다음 날 잔고를 보고 깜짝 놀라게 만드며

추운 바다에 몸을 던지게 만들어 갑자기 젖은 옷을 입게 만들고

갑자기 나를 여행 보내 당황스러움에 헛웃음 짓게 만든다.


이 밖에도 나의 특이한 강박은 나를 강약 중간 약의 강도로 정신없게 만든다.


그렇지만 나는 이 강박이 너무 마음에 든다.


나는 이 강박 덕분에 수많은 재미난 경험을 했고 10대에는 주변 친구들한테까지 

이 엄청난 재미있는 경험을 선물했다.

그리고 나는 이 강박 덕분에 어떤 일이던 지루하지 않게 할 수 있는 테크닉을 얻게 됐고 

그 결과 나는 내 주변 친구들 중 가장 지루하지 않게 사는 사람이 됐다.


최근에 깨달았는데 나는 이 강박 덕분에 항상 특별한 날을 살았더라

앙리 마티스 - 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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