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의 문(門)-9

제9화. 재회

by 지그프리드

- 서문 -

이 글은 역사적 인물들만 역사에서 차용하고, 나머지 이야기들은 모두 허구입니다.

소설적 상상력이므로, 실제 역사 사실이 아님을 알려드립니다.


○ 등장인물

주요 인물

- 담유화(18세) : 21세기 현대 대한민국에서 살다가... 갑자기 삼국시대 백제라는 나라에 떨어진 소녀

- 부여구(25세) : 백제 13대 어라하. 근초고왕. 냉혈한. 키가 9척에 달하고 무예와 궁술이 뛰어남


한유라 가족

- 한철민 : 여고생 한유라의 아버지

- 유지인 : 여고생 한유라의 어머니


한유라 여고 친구

- 지숙 : 단짝 친구


백제조정

- 부여융 : 백제 온조계의 마지막 후손

- 내신좌평 진고도 : 백제의 내신(왕명출납) 좌평이며, 최대 귀족세력의 수장임

- 위사좌평 진정 : 백제의 위사(경호처) 좌평이며, 진고도의 동생

- 조정좌평 해구 : 백제의 조정(형벌. 감옥) 좌평이며, 최대 귀족세력이나 온조계를 주군으로 모심

- 조정좌평 사기 : 해구의 모반으로 공석이 된 조정좌평 직위를 계승함

- 병관좌평 : 백제의 병관(군사) 좌평

- 내두좌평 : 백제의 내두(재정) 좌평

- 내법좌평 : 백제의 내법(의례) 좌평

- 목라근자 : 백제 장수. 가락 7국을 평정한 장수

- 사사노궤 : 백제 장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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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화. 재회


간밤의 소란이 지난간 후,

궁궐에서는 그날 밤의 피의 흔적을 지우기 위해서 여기저기 분주하게 움직였다.

부여구는 일부러 넋이 나간 척 위장을 했고,

그 모습을 보고 해족들이 움직이는 것을 예의주시하고 있었다.

위사좌평에게 믿을 만한 군사를 궁궐에 요소요소에 배치하도록 하였고,

만반의 준비를 하도록 한 것이었다.

그런 줄도 모르고 부여융과 해족 들은 진족들과 부여구를 처리하기 위해,

모반을 일으켰던 것이다.

당초 부여구는 부여융과 해족 무리들을 끌어안고 통합의 정치를 하려 했으나,

이 들이 불복하고 모반을 일으켰기에 응당의 대가를 치러야 했다.

부여구는 이 들의 처분을 다음 날에 하기로 하였다.


조화전에서 부여구가 누워있는 담유화를 바라보며 생각에 잠겨 있었다.

그 옆에는 어의가 담유화를 진맥하고 있었다.


"어라하. 아가씨께서는 별 이상이 없으십니다. 아마도 놀라서 혼절하신 듯 하옵니다."

"그런가? 다행이군. 그만 물러가보라."

"예. 어라하."


어의가 물러가고,

방안에는 부여구와 담유화만이 있었다.

부여구가 슬며시 담유화의 손을 잡았다.

그때 감겨있던 유화의 눈이 살며시 떠졌다.


"그대를... 다시는... 못 보는 줄 알았소."


그제서야 유화는 얼굴을 돌려 부여구를 바라보며 손을 뻗었다.

하얀 손을 내밀어 부여구의 뺨을 어루만졌다.


"저도... 당신을... 다시는 못 만나는 줄 알았어요..."


부여구가 담유화를 뜨겁게 안아주었다.

서로가 더 이상 말을 안해도 이제는 마음이 통하게 되었다.

유화의 눈에서 눈물이 하염없이 흘러 내렸다.


"울지 마시오. 유화... 보고...싶었소."


그렇게 이 둘은 꼭 안고 있었다.

서로의 그리움을 표현하면서...


다음날 아침.

조화전의 침전에서 둘은 점심이 다 될때까지 나오질 않았다.

서로가 그냥 안아주고만 있어도 행복했기 때문이다.


"어라하...이제는...나가 보셔요...신하들이 웃습니다...."

"아니...어딜 감히 신하들이 웃는다는 게요???"

"어라하...장난은 그만 치셔요. 국사를 돌보셔야 지요..."

"그렇지 않아도....점심을 먹고 조당에 나가볼 참이었소.

해결할 일들이 있어서 말이요."


부여구가 조당안으로 들어왔다.

부여구가 어좌에 앉자, 내신좌평이 말했다.


"어라하께서 이르시길,

부여웅은 간악한 해구의 무리의 속아 모반을 일으켰으니, 탐라국에 유배를 보낼 것이며,

조정좌평 해구는 모반을 일으킨 죄를 물어, 삭탈관직하고 영지를 회수하고,

사병을 정균군에 편제하라. 또한, 모든 대신들의 귀감이 되기 위해,

참수형에 처하노라.

이어서, 공석이 된 조정좌평은 사기에게 제수하노라.

신임 조정좌평 사기는 앞으로 나오라."

"예. 어라하. 신 사기. 어라하의 명을 받드옵니다."


부여구가 사기에게 말했다.

"그대 사씨 일족은 일전에 짐을 도와 사직을 안정케 했으니,

조정좌평의 직무를 맡을 만 하다.

조정좌평 사기는 성심을 다해 봉직하라."


"예. 어라하. 신 사기. 충심을 다하겠나이다."


부여융은 저 멀리 탐라국으로 유배를 보냈으며,

조정좌평 해구는 모반의 책임을 물어 참형에 처했으며, 해족의 사병들은 백제 정규군으로 편입하였다.

해족이 관할했던 영지는 이번 모반을 진압할 때 공을 감안하여,

공신들에게 분배하였다.

공석인 조정좌평 직책은 사씨 일가의 사기를 임명하여 주관하게끔 하였다.

이렇게 그날의 난리는 정리되었고, 궁궐은 또 다시 조용해졌다.


그렇게 백제에 돌아온 유화는 곰곰히 생각해보았다.

그렇게 돌아갈 방법을 찾으려 해도 안되었는데,

어떻게 돌아올 수 있었는지를....

생각해보니... 이 펜던트가 빛이 발하는 때는... 아무래도 부여구가 생명의 위험이 닥칠 때 뿐인 것 같았다.

게다가 지난번 본인이 화살을 맞은 것 보니, 자신에게는 방어력이 효과가 없고,

부여구만을 위험에서 지쳐줄 수 있는 것으로 보였다.

그런데... 한가지 근심이 떠나질 않았다.

또 강제로 여고생 유라 세계로 사라져 버리면 어떻게 하지??라는 것이다.

지난번 강제로 타임슬립을 했던 것을 감안하면,

본인의 의지가 아닌 것 같았다.

난 여기에 계속 있고 싶은데...다시 강제로 타임슬립 해버리면...다시는 못 돌아올 것 같았던 것이다.

그러나, 활발했던 유라였기에 그건 그때 가서 생각해 보기로 하였다.


동이와 함께 궁궐을 돌아다녀 보고,

궁궐밖도 돌아다녀도 봤다.

대부분의 귀족과 관리들은 비단 옷을 입고 있었으나,

일반 백성들은 무명 옷을 입고 생활하고 있었다.

"동이야. 왜 백성 들은 비단 옷을 못 입을까? 이렇게 부드럽고 좋은데???"

"에이.. 아가씨.. 비단 옷은 엄~~~~청 비싸요.

게다가 이 비단은 저 바다 건너 진나라에서 수입해 온 거라 더 비싸지요."

"진나라?"

"네. 바다 건너 진나라에서요..."

"그래??"


지금 백제에는 비단을 생산할 수 있는 기술이 아직 없는 것 같았다.

그럼...일반 백성들도 비단을 생산한다면 삶이 더 윤택하게 보낼 수 있을 텐데라는 생각을 해보다가...


'그래... 내가 생물시간에 배운 누에치는 법을 알려준다면....뽕나무도 대량으로 심고...

해보는 거야. 그러면...이 백제에 살고 있는 백성들도 좋은 옷을 입을 수 있을 거고 말이야..'


먼저. 부여구에게 누에치기 위한 재료를 이것저것 구해달라고 하였다.

진나라를 오가는 상인에게 누에씨와 뽕나무 묘목을 구해서 궁궐옆 들판에 뽕나무를 심었다.

비단을 만드는 것은 비밀이라서 상인도 구하기가 쉽지 않았다고 했다.

뽕나무의 새잎들이 자라나는 시점에 누에씨들을 키우니, 에벌레가 되었다.

한달 정도 새잎을 먹이면서 키우니 고치가 되었고...고치를 삶아서 생사를 뽑아내었다.

일련의 과정은 유화 혼자 할 수 없는 일이라,

유화는 방법들을 일러주고...궁녀들과 함께 작업을 하게 되었다.

그러한 모습을 궁궐 내부의 사람들과 신하들이 주의깊게 쳐다보니,

모두들 감탄을 하였다. 백성들의 의복에 관심이 많은 황후(?) 후보를 보자니 나라의 흥복이 아닐 수 없었다.

(그래서, 뽕나무를 기르고 누에를 쳤던 곳을 이때부터 잠실이라 부르게 되었다.)

귀족들은 일반 백성이 비단옷을 입고 다니는 것을 꺼려했으며, 무역을 하던 상인들도 기피하는 면이 있었다. 그래서 모두가 좋아한 것은 아니어서, 유화는 일반 백성이 따듯하게 입을 옷을 고민하던 차에,

목화 솜을 생각하게 되었다.


'그래. 일반 백성들은...비단이 아니라...따뜻한 목화 솜이 필요해...'


또다시 부여구에게 진나라 상인에게 목화 씨를 구해달라고 부탁을 하였다.

이때까지만 해도 목화 솜을 넣어 옷을 입질 못해서 겨울 추위 나기가 여간 힘든 것이 아니었다.

흔히들 고려시대 문익점이 붓두껑에 숨겨서 들여온 것처럼 되어 있으나,

목화는 삼국시대 백제에서 재배되었다. 지력 소모가 커서 널리 쓰이질 못했던 것 뿐이다.

또 다시 잠실 근처의 벌판 땅에 밭을 일구고 목화씨를 심어 기르기 시작했다.

그러한 유화를 보면서 부여구는 대견스러웠다.


'정말로 하늘이 내려준 백제의 선녀였던가?

어찌 저런 백성에 대한 측은지심이 있단 말인가?'


생각할 수록 대단한 여인이었다.


조당에서 부여구가 여러 대소 신료들을 모아놓고 회의를 하고 있었다.

내신좌평 진고도가 어라하의 조서를 읽어 내려갔다.


"어라하께서 말씀하시기를,

짐의 황후를 담고 달솔가의 여식 담유화 소저를 책봉하노라.

조화전을 중궁전으로 개칭하고, 황후의 아버지인 담고 달솔을 상좌평에 임명한다.

황후 책봉식은 한달 후 모든 대소 신료들이 모인 자리에서 거행할 것이다."


부여구가 이어서 말했다.


"그동안 짐의 배우자인 황후의 자리를 비워 두었었소.

이제 그 자리를 담고 달솔가의 여식 담유화 소저를 책봉하고자 하오.

내 뜻을 깊이 헤아려 주시기 바라오."

"어라하의 명을 받드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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