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화. 카페 안단테
- 서문 -
따뜻한 커피 향과 복잡 미묘한 감정이 얽히는 카페 안단테에서 일어나는 이야기입니다.
○ 등장인물
- 민준(23살) : 명문대를 휴학하고 군 전역 후, 복학 전까지 아르바이트를 하는 남자 주인공,
눈치는 없지만, 다정한 성격
- 서윤(23살) : 카페 안단테 사장의 딸, 털털하고 까탈스러운 성격. 민준이와 동갑
- 하윤(18살) : 비밀을 간직한 조용하고 신비스러운 소녀
- 점장 : 카페 안단테 사장의 처남, 카페의 경영을 맡고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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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화. 카페 안단테
서울 외곽 변두리. 시간이 천천히 흐르는 듯한 분위기의 로스터리 카페 안단테.
아기자기한 소품과 시간이 멈춘듯한 인테리어는 카페를 찾는 손님들에게 아늑하고 정겨운 느낌이 들게 했다.
그래서, 언제난 카페에는 사람들로 북적였다.
이 안단테 카페에서 2개월째 알바를 하고 있는 민준.
알바 생활 2개월 밖에 안 됐으나,
타고난 성실 근면함으로 이곳 점장님에게 인정을 받고 있는 에이스 아르바이트생이었다.
처음에는 커피를 내리는 것이 서툴렀으나, 이제는 바리스타 자격증까지 가지고 있는 자타공인 전문가였다.
카페 사람들은 그러한 그의 근면 성실함과 박학다식한 지식들로 인해 호의적이었다.
그러나, 단 한 사람... 그런 그가 마음에 안 든 이가 있었으니...
서윤.
이 카페 안단테의 사장님 딸이다.
뭐가 마음에 안 드는지... 민준이가 일할 때면 옆에 와서 미주알고주알 잔소리를 해댄다.
서윤은 민준에게 "너 같은 곰탱이가 만든 커피를 누가 마시냐"라고 구박을 해댄다.
싫어할 만도 하지만... 그런 서윤이 밉지 않은 민준이다.
서윤의 잔소리에는 악의(?)가 없었기 때문이다.
봄비가 부슬부슬 오는 저녁.
아직 카페 마감시간이 되려면, 2시간 정도 남아 있었다.
비가 와서 그런지... 오늘은 카페에 사람이 없어 한적하다.
그래서, 민준은 카페 주방을 정리하고 있었다.
점장님은 손님이 없어서인지 민준에게 마감을 잘하라고 하고 퇴근하셨다.
오늘도 어느 때와 다름없이 민준의 곁에 와서 잔소리를 한다.
이렇게 비가 오는 날에는 할 일이 많다며 퇴근하라고 해도 안 하고 지금 민준 곁에서 버팅기고 있는 것이다.
그런 서윤을 바라보는 민준은... 어쩔 수 없다는 듯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고 하던 일을 마저 하고 있었다.
민준과 서윤이 서로 티격태격하고 있을 때였다.
카페 문이 열리고, 앳되보이는 한 소녀가 들어왔다.
비를 맞았는지... 옷이 젖어 있었다.
앉을자리를 찾는지 두리번두리번거리다가... 이윽고 구석의 자리에 가서 앉았다.
그런데, 누가 쫓아 오기라도 하는지 연신 밖을 쳐다보면서 불안한 모습을 보이고 있었다.
한참을 기다려도 커피를 주문하러 오질 않자, 민준이가 조심히 다가가 물었다.
"손님. 혹시... 옷이 젖으셨는데... 수건이라도 드릴까요?"
갑자기 들리는 말소리에 화들짝 놀라며 소녀가 물었다.
"네?... 뭐라고요???"
"아네... 옷이 비에 젖으셔서... 혹시 수건이 필요한 건 아닌가 해서요."
"아.... 네... 그럼 수건 좀 부탁드립니다."
"네. 가져다 드릴게요. 잠시만요."
이윽고 수건을 가져다주었다.
"혹시... 주문은...?"
"네?... 주문이요?"
"지금... 마감 준비하고 있어서... 커피 밖에 주문이 안되셔서요... 혹시 뭘로 드릴까요?"
"아... 네... 그럼... 따뜻한 아메리카노 좀 부탁드려요..."
"네. 잠시만 기다리세요..."
주방으로 돌아와서 따뜻한 아메리카노를 준비했다.
그 사이에 서윤이 곁에 와서 옆구리를 콕콕 찔렀다.
"저 애... 좀 이상한데... 저 봐... 집 나온 애 같잖아... 아마 돈도 없을걸???"
"에이... 설마... 집을 나왔으려고..."
"아니야... 잘 봐봐... 비 맞고 온 거 하며... 가출한 애야... 내 예감은 틀린 적 없어."
그러고 보니... 좀 이상하긴 했다.
좋아 보이는 옷은 비에 젖어 있었고, 한참을 걸었는지 신었던 운동화는 진흙이 묻어 있었다.
'그러고 보니... 그렇긴 하네... 앳된 보이기도 하고... 흠...'
그 소녀가 옷매무새를 다시 하려는지 화장실에 가고 난 후,
카페에 검은 양복을 입은 두 사람이 들어왔다.
여기저기 둘러보면서... 누구를 찾는 듯했다.
민준과 서윤이 있는 곳으로 오더니 다짜고짜 물었다.
"여기... 이렇게 생긴 여자 아이를 못 봤나요???"
그러면서 사진을 보여주는데... 영락없는 그 소녀였다.
민준과 서윤은 서로 쳐다보며... 눈을 마주쳤다.
'어쩌지???'
그때 화장실에서 나오는 그 소녀가 멈칫하면서 숨는 것이 민준의 눈에 보였다.
건장한 체격의 두 남자는 못 본 듯했다.
뭔가 사정이 있는 것 같아 보였다.
"글쎄요... 못 봤는데요... 그런데 왜 찾으시죠????"
"못 봤다고요????... 이유는 알 것 없고...."
퉁명스럽게 대답을 하고는... 저들끼리 대화를 나누고는 카페를 나갔다.
한참 동안 숨어서 지켜보던 그 소녀가 안심을 했는지 그 자리에 털썩 주저앉았다.
민준과 서윤이 놀라서 그 소녀에게 다가가서 안심을 시켜 주었다.
"아니... 무슨 일인가요??? 저 들은 왜.... 손님을 찾죠???"
성격 급한 서윤이 속사포처럼 물었으나, 그 소녀는 한참을 가만히 있다가 대답했다.
"저도... 몰라요... 저 사람들이 쫓아오는 바람에... 도망친 거예요..."
더 이상 물어도 대답할 것 같질 않아,
진정을 시킨 후 테이블에 앉게 했다.
따뜻한 우유를 가져다주고 셋은 마주 앉았다.
먼저 궁금증을 참지 못하는 서윤이 물었다.
"자... 진정 좀 해요... 이름이 뭐예요??? 무슨 일인가요??"
"제 이름은... 하윤이라고 해요... 이유는 묻지 말아 주세요... 혹시... 여기서 일을 하면 안 될까요?
지금 갈 데가 없어요...."
"엥??? 일이요???? 그건..."
민준이는 하윤이라는 친구가 가여워 보였는지 서윤에게 말했다.
"서윤아... 일단... 이 친구가 지낼 곳이 없다 하는데... 당분간 너네 집에서 있으면 되겠네???
사장님이 뭐라 하실까???"
"뭐??? 우리 집???"
"그래... 너네 집... 지금 비도 오고 밤이고 그런데... 나가서 지낼 곳을 찾기도 어렵잖아..."
"안돼... 안된다고..."
직감적으로... 서윤은... 이 하윤이라는 친구가 위험해 보였다.
순진한 얼굴로 사람을 현혹하는.... 구미호 같았던 것이다.
하지만... 서윤도 마음이 여려서 엄마한테 전화를 걸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