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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변의 잡설 Apr 25. 2024

민희진

오늘 보니 거의 모든 단톡방에서 죄다 민희진 얘기를 하고 있다. 대체 무슨 일인가 궁금해서 유튜브에서 민희진 기자회견 주요 장면을 모아놓은 걸 찾아보고 나니 뭔가 어마어마한 폭풍이 지나간 느낌이다. 우리나라에서 이 정도로 임팩트 있는 이슈가 있을까. 김정은 사망?      


정말 엄청난 사람이다. 나같은 생래적 쫄보는 다시 태어나도 꿈도 못 꿀 수준의 무대였다. 민희진과 하이브 사이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 더이상 궁금하지 않고 그저 민희진이 뿜어낸 광기만이 생생하게 기억날 뿐이다.  

    

민희진이 정확히 어떤 사람인지는 직접 겪어봐야 알 수 있겠지만, 그동안 몇 군데 조직을 경험하면서 오늘 민희진이 풍긴 것과 비슷한, 기괴한 기운을 풍기는 사람들을 몇 명 볼 수 있었다. 사람들에게 주저없이 샤우팅을 하고 왠지 모르게 늘 화가 나있어서 대화하기 전에는 반드시 숨을 골라야 하는 스타일?      


호불호가 분명한 스타일이다. 그동안 민희진을 보면서 일개 월급쟁이가 대체 어떻게 하면 저렇게까지 조직 내에서 저렇게까지 두각을 나타낼 수 있나 궁금했다. 라인을 잘 타거나 정말 내공이 있거나 자기PR 내지는 언플에 능하거나? 그 비결이 무엇인지는 여전히 알 수 없지만 뭔가 강한 임팩트를 주는 사람이라는 건 확실히 알겠다.      


신기한 건 이런 사람이 은근히 매니아층이 있다는 것이다. 다른 나라는 어떤지 모르지만 우리나라에는 나쁜 놈보다 답답한 놈을 더 미워하고, 착하고 재미없는 놈보다 못된 또라이를 더 좋아하는 정서 같은 게 있지 않나. 오늘 민희진이 보인 모습은 정말 화끈한 또라이 그 자체 아니었을까. 정말 누구 말마따나 까와 빠를 동시에 미치게 하는 슈퍼스타다.      


영상을 보고나니 한동안 상기되어 호흡이 가라앉지 않는다. 차분한 상태로 돌아가려면 상당한 노력이 필요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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