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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생충 박멸이 면역질환을 유발한다면 왜 여성이 많을까?

기생충이 선진국 '여성'에게서만 박멸됐다? 남성도 박멸됐죠.

by 이이진

https://www.joongang.co.kr/article/9160927


꽤, 오래전이고, 정확한 시기는 기억나지 않지만, 빌 게이츠 재단 사이트에 방문해서 보니까, 지원하는 여러 프로그램 중에 인간의 대변을 연구하는 기관이 있더라고요. 응??????


당시 해당 연구를 보면서, <돈이 너무 많으면 저런 터무니없는 연구에도 지원을 하나 보다> 생각하고 말았지만, 최근 많은 연구에서 건강한 사람의 배설물과 건강하지 못한 사람의 배설물에는 차이가 있다는 점과, 장내 (유익) 균을 활성화하는 게 마치 무슨 공식처럼 언급되고 있어서, 오히려 지금은 <돈이 많아야 터무니없는 지원도 가능해서 새로운 방향을 개척할 수 있겠다> 이렇게 생각하게 됐습니다. 처음 해당 연구를 봤을 때, 전 무슨 개그 하는 줄 알았어요. 대변을 유리병 같은 데 넣고 관찰하고 막 그랬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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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찬가지로 기생충에 관해서도 꽤 오래전부터 연구가 있어 왔고, 특히 기생충에 비교적 많이 감염된 후진국(^^;;;;;;)보다 기생충이 거의 박멸된 선진국에서 자가면역질환 환자가 급증한다는 내용은 상당히 오랫동안 연구된 분야로, 제가 걸린 강직성 척추염도 일종의 자가면역질환이라, 암처럼 이렇게 저렇게 글을 읽어보긴 했습니다만, 면역 이 쪽은 내용이 상당히 복잡해서 아직 쉽게 정리는 못하고 있습니다. 면역 쪽은 좀, 좀, 좀, 복잡해요.


그런데 제가 지난번에 자가면역질환의 다수 (미국은 75% 이상이 여성이고, 한국은 류머티즘의 경우 90%가 여성)가 여성이기 때문에, 위 논리에 의하면 선진국 여성만 기생충이 사라졌다고 자가면역질환이 급증했다는 것으로, 저는 이건 뭔가 말이 안 맞는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자가면역질환은 알레르기 비염과 같이 가벼운(?) 질환부터 루푸스와 같은 중증에 이르기까지 상당히 다양하므로, 제가 걸린 강직성 척추염도 남자 환자가 월등히 많긴 하나, 기본적으로 자가면역질환의 대부분은 여성 환자가 많습니다. 남성이 많이 걸리는 자가면역질환인 강직성 척추염은 95% 이상 발현 유전자를 보유했음이 밝혀졌기 때문에, 기생충 감염과는 무관하고요.


따라서, 저는 기생충 감염도 연관이 없다고는 생각하진 않으나, 여성이 남성과 완전하게 다른 부분은 가임 여부이기 때문에, 오히려 이 부분에서 다룰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후진국의 경우에는 심지어 어린 나이에 배우자가 결정되고 (조혼이라고 하죠) 가임기가 되면 출산을 계속합니다. 깨끗한 환경이나 이런 건 기대할 수 없는 게 당연한데, 후진국은 출산율이 상대적으로 높고 영아 사망률도 높다, 선진국은 가임 기간 대비 출산율이 1.5 명 수준으로 낮고 평균 수명은 반대로 훨씬 길다, 후진국과 선진국 여성의 가장 큰 표면적인 차이점은 저는 이걸로 봅니다. 앞서 말했듯, 기생충 박멸이 여성에게만 일어나는 게 아닌데, 자가면역질환의 대부분이 여성인 것은 그렇다면 남성에게는 왜 그런 일이 안 일어나나, 의문이 들죠. (남성) 자가면역질환 중 일부는 유전자 이상이기 때문에, 이 부분은 기생충 관점에서 제외해야 하고요.


물론 루푸스나 기타 여러 자가면역질환은 성 경험이 없어도 가임기 여성에게 일어나곤 합니다만, 또 출산 후에도 이런 질환에 걸리기도 합니다만, 태어나기를 면역 이상으로 태어나기도 하나 이것도 유전 이상이니까, 기생충 관점에서 봤을 때, 저로서는 남성 와 여성 성비 차이는 좀 납득이 안 간다, 그렇다면 가임 여부다, 여기까지는 대강 뇌피셜로 생각해 봤습니다. 호르몬 차이도 사실 가임 여부 때문에 발생하는 거니까요.


여성을 성적으로 억압해 온 역사 때문에 자칫 이런 뇌피셜이 또다시 여성에 대한 성적 차별로 악용될 소지가 다분하긴 합니다만, 출산이 면역에 좋다는 것이냐 출산을 무턱대고 강제하고 구시대적인 가족 관계를 두둔하는 것으로도 곡해될 위험도 있습니다만, 이런 글을 쓰는 저 자신도 결혼도 안 했고 출산도 안 했으므로 이 시각에서 자유로울 수도 없습니다만, 이건 마치 흑인과 백인이 서로 다른 환경에서 적응한 것을 제외하고 모든 인간은 다 똑같이 기능한다고 외치던 때와 같다고 생각합니다.


인간이 피부색과 인종, 성별, 종교, 사회적 지위 만으로 다른 인간을 끔찍하게 차별하고 노예 삼고 죽이던 시기가 꽤 오래 있었기 때문에, <모든 인간은 인종, 성별, 종교 등에 의해 차별받지 않을 권리가 있다>는 시각으로 인류 역사를 통찰할 필요는 분명히 있다고 생각하지만, 어떤 부분에서는 인종, 성별, 종교 등에 의해 인간이 다른 면역 체계를 갖는다거나, 다른 시각을 가지 진다거나, 다른 의식을 가질 수 있다는 전제도 조심스럽게 연구할 필요가 있지 않나 생각합니다. 오히려 서로 어떻게 다른지를 명확하게 아는 것이 상대를 더 잘 이해하게도 만들거든요.


인간은 어떤 생물보다 제일 넓은 지역에 분포하여 상당히 다양한 종이 만들어졌다고 보고, 외모도 그렇고, 언어도 그렇고, 문화도 그렇고, 비슷하지만 또 다릅니다. 저는 이걸 없다고 볼 시기의 필요도 인정하나, 있지만, 어떻게 다른가를 볼 필요도 있지 않나 생각합니다. 저는 남성과 여성이 어떤 부분에서 차이가 있다고 생각하며, 특히 자가면역질환에서 여성이 월등히 높은 부분은 관심을 둘 필요가 있다고도 보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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