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결혼하는지 목적은 없이 조건만 기다리는 분들

죽기 전에 사랑은 해볼 건지, 가정은 꾸릴 건지부터 결정해야죠

by 이이진

https://youtu.be/5 k5 LySTt7 Zk? si=TlZJCD9 Ijann0 dja


일단 이 상담자뿐만 아니라 비슷한 나이대에 비슷한 경력을 가진 분들이 공통적으로 가진 문제이기 한데, <왜 결혼을 하고자 하는지에 대한 구체적인 이유가 없다>는 점입니다. 즉 조건을 말하자고 하면, 재산이야 많을수록 좋은 거고, 키도 본인이 크니까 상대방도 크면 클수록 좋은 거고, 기왕이면 얼굴도 선호하는 마스크면 좋은 거고, 직업도 안정적인 게 좋은 거고, 다 똑같아요, 조건이야 좋을수록 좋은 거죠.


결국 끝이 안 나요, 계속 좋은 조건을 찾다 보면, 말 그대로 탑급 연예인이나 스포츠 선수나, 기업가나 전문직 정도가 남는 건데, 또 본인들은 <절대 그 정도 조건을 원하는 게 아니다>, 말만 그렇게 하지, 조건이 가장 먼저인 사람은 기본적인 조건이 충족돼도 만족 못 합니다.


100번의 소개팅에서 그나마 연인으로 발전한 분들이 그래도 어느 정도 조건이 맞았을 텐데, 결국 술주정을 한다, 어떻다, 만족 못했잖아요. 술을 먹고 매번 술주정을 한다면 헤어지는 게 맞지만, 술 마시고 한두 번 길에 누웠다고, 헤어진다????? 근데 그 사람이 좋으면 그런 것도 너무 웃깁니다. 싫으니까 그것도 싫은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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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걸 이해를 못 하시니까, <내가 눈이 높은 게 아닌데 왜 그럴까> 이런 상황이 오는 거예요.


따라서 조건에 맞춰서 결혼을 하려고 하면 결과적으로 조건이 없는 것과 동일한 결과가 나옵니다. 조건을 낮추자니 이 조건을 만나려고 지금까지 결혼을 안 했나, 아쉬움이 들고, 조건을 맞추자니 마땅한 사람이 없고, 조건이 아무 쓸모가 없어요, 결혼을 함에 있어서, 상담자님 같은 경우는.


아주 냉정하게 말하면 지금 상담자님 같은 사람들은 조건을 핑계로 사람을 안 좋아하는 자신을 감추는 겁니다. 이유야 본인이 알겠죠, 왜 나는 사람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을까. 대부분은 성장기나 사회생활이나 이전 연애 관계에서의 상처가 잘 회복되지 않은 경우가 많습니다. 또 이런 분들 대부분은 스스로를 다소 희생적이라고 오인하는 경우도 많아요. 본인 스스로 남에게 잘 맞춰준다고 한 걸로 봐서, 애초에 그럴 만한 가치가 없다고 판단되면 시작조차 안 하는 스타일인 거죠.


그렇다면 인간은 왜 결혼을 하려고 할까, 1) 가장 큰 이유는 그 사람이 좋기 때문입니다. 같이 있으면 편하고 잘 통하고 여러 면에서 좋은 거죠, 그래서 결혼에 이르는 게 가장 이상적인 겁니다, 조건에 맞추는 게 아니라. 그런데 상담자님처럼 사람을 잘 좋아하지 않은 분들은 통상적으로 좋아해서 결혼에 이른다는 게 통용되지 않다 보니, 결국 조건에 집착하는 것처럼 보이는데, 제가 보기엔 상담자님 같은 분들 대부분은 혼자 있는 건 외롭지만 그렇다고 사람을 좋아하지도 않습니다. 그게 결혼이나 연애가 안 되는 가장 근본적인 이유죠.


2) 사람이 너무 좋진 않더라도 <일반적인 가정을 갖고 싶다>, 정도가 결혼을 하는 또 다른 이유가 될 텐데, 지금 님은 나이가 벌써 만으로 39세입니다. 님과 같이 어느 정도 기본적인 조건이 되고, 남을 잘 맞춰주면서, 선도 지킬 줄 알고, 그러나 누군가를 열렬하게 좋아하는 타입은 아닌데 가정을 꾸리고 싶은 이성이 있다고 할 때, 그 이성이 가장 먼저 고려할 조건은 아이겠죠. 그런데 앞서 언급했듯이 님은 만으로 39세라, 실제 임신이 안 될 가능성이 일반 상식이나 의학적으로나 높습니다.


즉, 님은 님이 이성에게 받을 수 있는 조건을 묻기 전에, 님이 이성에게 줄 수 있는 조건이 뭘까를 생각할 시기로서, <그래도 인간이 죽기 전에 사랑은 한 번 해봐야지>, 아니면 <그래도 인간이 죽기 전에 완전한 가정은 꾸려봐야지> 둘 중 하나일 텐데, 과연 <내가 누군가를 조건 없이 좋아할 수 있을지> 혹은 <내가 상대방이 원하면 어떤 노력을 해서라도 하나의 안정적인 가정을 꾸릴 수 있을지>, 둘 중 하나는 완전하게 준비가 돼야 하는 거죠.


<마음에 드는 누군가가 나타나면 아낌없이 좋아하겠다>, <조건이 맞는 남자가 나타나면 일반적인 가정을 만들기 위해 어떤 노력이든 하겠다>, 결과적으로 내가 어떤 인간이 되겠다가 아니라 <이상형이 나타나면 하겠다>는 실현 불가능한 가능성에만 집중한 결과, 만 39세에 이르도록 진실된 사랑 혹은 남들도 다 갖고 있는 그냥 평범한 가정, 어느 것도 갖지 않은 상태가 된 겁니다.


100번의 소개팅이 보여주는 건, 오로지 님이 어딘가에 있을 나와 맞는 그 존재 불가능한 사람을 찾아 헤매느라 본인 시간만 낭비했다는 것이고, 그 시간 동안 님이 스스로를 만들 시간을 잃었다는 것밖에는 안 됩니다. 100번의 소개팅을 하고, <아, 내가 이런 인간이구나> 이거라도 깨달았다면 아깝지 않을 수도 있는데, 여전히 님은 왜 그런 조건이 필요한지조차 불명확한 조건 밖에는 남은 게 없죠.


39년 인생을 살면서, 100번이나 소개팅을 하고도, 자신의 결혼 이상형으로 가진 조건이 키 175 이상, 월급 500만 원이라는 건...... 제가 보기엔...... 흠..... 남자도 요즘엔 나이 45세만 되면 웬만하면 다 퇴직 고려하고 이직이나 창업 준비하는 시대거든요.


그런데 차마 누구도 님에게 이 둘 중 하나가 준비가 됐는가를 묻지 못하다 보니까, 조건이 높네 낮네, 이런 소리만 하는 거고, 이제라도 <진짜 죽기 전에 사랑이 하고 싶은 건지>, <아니면 다른 사람처럼 평범한 가정을 꾸리고 싶은 건지>라도 명확하게 해야 되고요, 그러자면 본인이 어떤 인간인지를 숙고해야 됩니다.


상담자님 같은 분들 생각보다 많아요. <내가 왜 결혼을 원하는지, 나는 뭘 상대방에게 줄 수 있을지> 이런 생각보다 <내 조건은 남들과 다 비슷한데 뭐가 문제일까, 나는 진짜 눈도 안 높고 이 조건만 맞으면 결혼할 텐데... 그런데 막상 조건이 있으면 또 뭔가 이상하다...> 이런 분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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