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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는 친밀해지면 시간을 보내고 남자는 책임감을 갖죠

남자가 뭐라건, 좋은 남자다 싶으면, 여자가 알아서 할 일 하고 기다리셈

by 이이진

https://youtube.com/shorts/TZjVfYOiCr4?si=jyaWRlPFpSph1zKD


개인적으로 이런 질문을 보면, 앞뒤 맥락이 잘려 있어서 답변을 하는 데 다소 추가 정보가 필요하지 않나 생각할 때가 있습니다. 숏츠니까 아마도 앞뒤 정보가 잘려서 보이므로, 그럴 수도 있겠습니다만, 일단 질문자 해당 대답을 언제 들었을까, 하는 전제가 빠진 거죠.


예를 들어 상담자가 여자라는 가정 하에 남자친구가 이제 막 직장에 들어갔다거나 곧 지위가 올라가는 중요한 프로젝트가 있다거나 등등, 어떤 사회적으로 중요한 시점에 있을 때 <날 더 신경 써줄 수 없어?>와 같은 요구를 한다면, 남자친구가 <이 여자와 반드시 결혼한다> 이 정도 확신이 없고서야 <일단은 지금은 일이 바빠>라고 답을 하겠죠.


또 남자친구 입장에서는 어느 정도 할 만큼 했다고 생각했는데, 여자친구가 <날 좀 더 애정해 줄 수 없을까?>와 같은 질문을 한 거라면, 그 질문의 바탕에 <주말에 친구와 게임하지 말고 나랑 있자>라고 남자친구가 느낀다면, 앞서 언급했듯, 결혼 전제가 아니고서야 <일이 바빠>라고 답을 할 겁니다.


따라서 이런 상담을 할 때는, 언제 어떻게 연인이 됐고, 일주일에 얼마나 만나고, 얼마나 자주 연락하는지, 사귀기 시작했을 때부터 자주 연락을 안 했던 건지 아니면 진지한 관계가 되려고 하니까 <일이 바빠>라고 하는 건지 등등 추가 정보가 제공돼야 될 듯합니다.


통상적으로 여자는 남자친구가 생기고 친밀감을 느낄수록 본인 일상을 가능한 많이 공유하고 싶어 하지만, 남자들은 관계에서 책임감을 느낄수록 사회적으로 안착하는 데 더 집중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리고 남자들은 실패 경험을 여자친구와 나누려고 하지 않다 보니까, 이런 경우도 있고요.


물론 남자들의 이런 성향 때문에, 가장으로서 실패한 후 가족에게 해당 실패를 말하지 못한 채 극단적인 선택을 하거나, 더 끔찍한 결말에 이르는 남자들도 생기긴 하나, 어떻든 기본 맥락은 남자가 여자를 정말 생각하면 더 책임감을 느낀다는 겁니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실패해도 말하지 않으니까, 오해가 생기기 쉽다, 이 정도.


따라서 남자친구가 <일이 바빠 연락 자주 못 하니까 헤어져>라고 다소 기분 나쁘게 말을 하더라도, 여자인 나는 그 남자친구가 괜찮은 사람이고, 믿을 만한 사람이며, 계속 관계를 유지하고 싶다면, <내가 혹시 네 상황을 이해하지 못하고 이런 요구를 하는 게 불편하다면 양해를 구할게, 일 때문이라면 다시 생각해 줬으면 좋겠어>라고 말하는 게 나을 겁니다.


즉, 남자친구의 반응에 일희일비하지 말고, 내가 좋으면 남자친구가 일이 바쁘든 말든 기다리면서 내 할 일 하면 되고, <일이 바빠서는 정말 핑계고 사실은 다른 여자가 있다거나 혹은 더 이상 관계에 확신을 갖지 못한다> 이런 확신이 여자 스스로에게 든다면, 그때 헤어지는 거죠.


연애는 딱히 안 해봤으나, 제가 워낙 관찰을 좋아하다 보니까, 연애 상담 내용은 겉보기엔 다 제각각인데 통상적인 남녀 문제는 늘 같은 지점에 멈춰있더라, 그 지점 중 이게 한 대목이라 댓글 드렸으니, 참고하시면 합니다. 내 방식대로 남도 같은 방식으로 사랑해야 된다는 것도 이기적인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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