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인도 계속 일이 안 풀리면 부정적인 시도에 빠집니다

따라서 터널링이 특별히 운 나쁜 사람에게 일어나는 건 아닌 거죠

by 이이진

https://youtu.be/4 pq70 Ivtiog? si=aSlywj0 pGvEMSynG


일반 사람들이 '터널링'을 대단히 가난한 사람이나 투자에 실패해서 졸지에 빚더미에 앉은 그런 사람들이 겪는 일쯤으로 치부하기가 쉬운데, 사실 이건 모든 사람이 겪을 수 있는 일입니다.


예를 들어, 꽤 오랜 기간 사귄 여자친구가 있는 상황에서 직장을 옮긴 한 남성을 가정해보죠. 직장을 좋은 곳으로 옮겼으므로 이제는 이 직장에 정착하고자 하나 상사도 까다롭고 일도 상대적으로 복잡하다 보니 생각보다 적응하는 데 시간을 들이고 있습니다. 따라서 여자친구와의 관계가 다소 소홀해진 거죠. 그러나 여자친구가 나이도 있고 이제는 결혼을 슬슬 말할 때가 되면서 '상견례' 겸 부모들이 만나기로 약속을 했는데 하필 이날 일이 터지면서 약속 시간에 2시간 가까이 늦을 수밖에 없게 된 거죠.


돈이 많은 남자라면 갖고 있는 차 중에서 가장 속도가 빠른 스포츠카를 타고서 어떻게든 약속 시간에 맞추려고 할 거고 이 과정에서 속도위반 등 벌금을 물더라도 그 정도 부담은 상관이 없을 것이며 돈이 상당히 많다면 운전기사를 고용해 돈을 더 주더라도 본인은 벌금조차 부담하지 않을 수가 있겠으나, 돈이 없어 대중교통을 이용해야 하는 남자라면 지하철이나 버스로 이동해야 하나 지하철이 더 시간을 맞추기 쉬워 타려고 하니 하필 그날 또 지하철이 파업을 하여 택시를 부랴부랴 탔는데 교통 체증까지 발생해서 결국 약속 시간에 늦고야 말겠죠.


그럼 여자친구는 안 그래도 관계가 소홀해져 불만이 쌓인 데다가 부모들이 만나는 자리에서 남자친구가 늦자 분노가 폭발할 수밖에 없고 '다른 날도 아니고 부모님들이 서로 만나는 자리에서 이렇게까지 나한테 해야 되는지 모르겠다, 약속을 몇 주 전에 잡은 건데 어떤 변명을 해도 나는 납득이 안 된다, 이 결혼에 확신이 없어 보인다, 당분간 시간을 갖자' 이렇게 나올 수가 있으며, 그날 터진 일도 잘 마무리가 안 될 경우, 이 남자는 여자친구와도 멀어지고 일에서도 불안한 지위가 고착되는 '불운'이 발생하게 되는 겁니다.


이런 상황이 생각보다 오래 유지가 되자 여자친구뿐만 아니라 직장에서의 흥미도 잃게 되고 이 과정에서 사람들과 어울려 술을 마셨는데 그동안 쌓인 감정이 있다 보니 술자리에서 시비가 붙었고, 화가 나서 밀었을 뿐인데 상대방이 심하게 넘어지며 다치는 이런 상황, 치료비부터 돈이 엄청 나가게 되니 더 분노가 쌓이게 되는 거죠. 아마도 이런 엇비슷한 일들은 대부분의 사람들이 겪어봤을 겁니다.


여자친구와의 헤어짐 + 직장에서의 불안함 + 불투명해진 미래로 인해 잠시 일탈을 했을 뿐인데, 그 결과가 다른 사람의 상해로 이어지며 전과 및 치료비 부담까지 해야 되면서 '희망이 없다' 자포자기하게 되는 그런 상태. 물론 이건 다른 영상 댓글로 달았지만 이런 어떤 '일시적인 불운'이나 '단순한 우발적 범죄'는 법원에서도 다소 이해를 하여 양형에 반영을 하기도 하나, 어떻든, 경찰과 법원을 다녀야 하고 변호사를 선임해야 되고 상대방 치료비를 부담해야 하는 상황 자체는 고스란히 이 남자 몫이 되면서 '고통'은 남는 거죠.


같은 상황이라 하더라도 돈이 많은 남자라면 가능한 수단과 사람을 동원해서 해결을 했을 터라, 가령 약속 장소에 어떻게 해도 늦을 거 같다면 미리 식당의 모든 비용과 부모님들이 이동할 운송 수단까지 다 준비를 해둔다거나 이런 식으로라도, 가난한 남자는 택시를 타는 외의 다른 선택지가 없게 되면서, 일종의 터널링에서 빠져나갈 수가 없게 되는 겁니다.


가난하다는 건 이렇게 일차적으로 어떤 상황에 대한 선택지 자체가 줄어드는 결과로 나타나기 때문에 삶에서의 기회 자체가 차단될 수밖에 없는 거고, 특히 상황이 본인이 통제할 수 없는 방향 혹은 과한 경제적 부담으로 이어지는 경우 그 자책감은 상당히 커지면서 '자신감 결여'의 형태로도 이어질 수가 있으며, 이렇게 자신감이 결여되는 경우에 스스로의 결정에 끊임없이 반문하면서 결정이 계속 번복될 수가 있습니다. 위의 예를 든 남자의 경우 변호사 비용과 상대방과의 합의를 위해 돈을 대출까지 받게 되면 더 큰 경제적 압박에 시달리면서 직장에서의 고용 불안에 집착하게 되겠죠. 또 직장에 범죄 사실이 알려질까 두려워하다가 더 큰 범죄를 저지를 수도 있고요. ^^;;;;;


저도 이런 비슷한 상황을 겪은 게, 파산 및 면책을 하는 시기에 하필 외국계 보험 회사가 철수를 한다고 해서 보험을 해약했고 400만 원가량 손해를 입었는데 거기에다 제가 기소까지 되는 바람에 헌법재판소를 다녀야 했으며, 또 다른 재판에서는 연달아 패소를 했고, 파산 및 면책 과정이 1년 6개월 가까이 너무 오래 소요가 되면서 후불제 교통 카드조차 못 만들고 본인 명의 휴대폰도 개통을 못하니 뭐 하나를 하더라도 제약이 생기고, 강직성 척추염까지 발발하고 정신병적인 문제까지 오는 등 말 그대로 종합세트로 일이 발생했었고,


지금에 와서 알아보니 보험은 해약할 필요가 없이 한국계 보험 회사가 인수를 했다고 하고 기소가 된 사건도 제가 돈이 없다 보니 보증금을 낼 수 없어 보증금이 없는 단기 임대에 거주하는 과정에서 다소 '신분이나 거주가 다소 불안정한 사람들' 속에서 살면서 발생한 것인 등등, 불안한 상황에서 여러 선택지를 두고 결정을 할 여유가 없이 닥치듯이 그날그날 결정을 하면서 결국 저도 깊은 터널링 상황에 꽤 오래 있었다고 보이는데,


제가 이 터널링 과정에서 4번이나 기소가 됐다가 3번이나 무죄를 받고 기초수급자가 됐긴 하나 그래도 지금은 사업자도 내고 신용카드도 일부 발급이 되는 등 최소한의 제 지위를 회복하는 방향으로 터널링에서 가까스로 벗어날 수 있었던 건 (남은 1건은 재심을 해야 하는데 재심 자체가 너무 힘들어서 고심 중), 저도 초반에는 저에게 닥친 이 상황들에 분노를 토로하는 등 계속 갈등을 증폭하는 방식으로 맞서면서 일이 계속 커지기만 했지만, 서서히 현실을 직시하고 가능하면 국가 기관이나 믿을 수 있는 공인된 기관을 통해 시간이 걸리더라도 문제를 해결하거나 다른 누군가가 제 문제를 해결해 줄 것을 기대하지 않고 제가 스스로 파보기 시작하면서였던 거 같습니다.


즉, 다시 위의 남자의 예를 들어보면, 이 남자의 경우 '좋은 변호사를 만나서 일단 상해 사건을 잘 해결해야겠다' 생각을 했는데 변호사가 예상외로 무능력하여 원하는 결과가 안 나올 수가 있고, 직장도 상사와 원만히 지내야 된다는 생각에서 너무 무리를 해서 맞추다 보니 스트레스가 커지는 결과로 이어질 수가 있으며, 여자친구 문제도 어떻게든 빨리 해결하고자 서두르다 일과 여자친구 사이 균형을 맞추지 못하고 (직장 상사 비위를 맞추다 보니 여자친구와 약속을 자꾸 못 지키게 됨) 문제가 중폭 될 수가 있기 때문에,


세간에서 말하듯 힘든 상황에서 무조건 '긍정적인 생각'보다는 '직장이 힘들다, 여자친구와 소원하다, 현재 좋은 변호사가 필요하다' 그러나 ' 이 세 가지 문제가 다 원하는 방식으로 해결이 안 될 수도 있다' 이런 측면을 받아들이고, '만약 이 3가지가 다 잘못된 결과로 이어질 경우 나는 어떻게 할 것인가' 거기에서 출발할 필요도 있다는 겁니다.


직장이 힘들면 다른 직장으로 옮길 수도 있다, 여자친구와의 갈등은 일단 직장 상사 문제부터 해결하고 약속을 잘 지킬 수 있을 때 연락을 하되 사과는 정중하게 반복적으로 한다, 변호사는 직접 시간을 들여 만나서 결정하고 만약 실력 없는 변호사라도 이건 내 안목의 문제다, 이렇게 전제를 하는 게 낫다는 겁니다. 덧붙여서 어떤 끔찍한 상황이 오더라도 절대 불법적인 방식이나 사적인 제제로서 문제를 해결하려고 하지 않는다, 이 원칙 정도는 가지고 있으면 좋은 거 같고요.


저도 매번 소송이나 어떤 분쟁에 부딪힐 때, 소송의 경우 결정권은 저에게 있지 않고 판사에게 있으므로, '나는 최선을 다했고 결정은 나에게 있지 않다' 이걸 받아들였기 때문에 설사 원하는 결과가 나오지 않더라도, 거의 원하는 결과는 나오지 않아서 100번 소송하면 1건이나 2건 승소하는 수준임에도, 큰 스트레스까지는 받지 않았으니까 십 년 가까이 아무 소득도 없고 정말 가난하게 살면서도 큰 범죄에 빠지지 않은 채 비영리 활동까지 할 수 있었다고 생각하며 그 끔찍했던 터널링을 가까스로 벗어나지 않았나 이렇게 생각합니다.


"왜 나는 나를 도와줄 수 있는 경제적으로 여유 있는 부모나 백 있는 친척이 없어서 이렇게 내가 발품을 팔아 변호사를 직접 구해야 하나, 왜 나는 직장 운이 없나, 왜 하필 지하철이 그날 파업을 해서 여자친구와의 중요한 약속을 못 지켰나, 여자친구는 왜 나에 대한 이해가 없나, 그날 술자리에서 시비가 붙은 그놈은 혹시 이런 식으로 돈 버는 나쁜 놈 아닌가" 이런 원망과 분노가 내면에 있게 되면, 어떤 결정을 함에 있어 객관성을 잃게 되고 결국 잘못된 결정이 반복되는 악순환에 빠질 수가 있기 때문에,


제가 보기에 터널링을 빠져나가는 좋은 방법 중 하나는 '현실을 자각한다', '내 능력의 한계를 인정한다', '결정권이 나에게 없는 일에 대해서는 지나치게 기대하거나 승리를 자만하지 않는다', '내가 아닌 남에게 의지하여 해결할 일과 내가 직접 해결할 수 있는 일을 구분하여 남이 도와야 하는 일은 앞서 말했든 결과를 속단하지 않는다 '시도한 일들이 실패로 돌아갔을 때의 대응법을 생각한다' 이 정도이지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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