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학폭보다 대학원 입시비리가 더 심각한 거 아닌가요?

청소년 범죄가 성인 범죄보다 더 중하게 취급되는 부당한 사회

by 이이진

정치적 입장은 아닙니다만, 조국 전 장관의 딸인 조민씨가 부산대 대학원 입학 취소에 불복해 소송을 진행하고 있죠. 불필요한 절차라고는 생각하지만, 어떻든 불복이라는 건 국민이 가진 응당한 권리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다툴 수 있으면 다투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요, (지금 이 글을 올리는 시점에서는 소송을 포기하고 형사 재판에 집중하고 있습니다만)


이런 맥락에서 정순신 변호사 아들이 학폭 결정에 반대해 불복한 것에 대해서만 비난하는 것은 이해하기가 어렵습니다.


누구든 결정에 불복하여 사법부의 판단을 받을 권리는 존재하는 거거든요.


둘 다 결국 입시 관련 한 문제인데, 누구는 불복하면 되고 누구는 불복하면 안 된다 건 기준 자체가 없어요. 자신의 정치적 입지 때문에, 입시라는 중요한 절차에서의 공정성에 불안을 심어도 된다고 생각하는 분들의 일관되지 못 한 입장이 불편하네요.


주관을 덧붙이자면, 조민 씨는 성인이 된 이후에 불법을 저질러 학위 취소가 된 것이고, 정순신 변호사 아들은 부모와 사회의 보호 하에 있어야 할 시기에 문제 행위를 저지른 것으로, 명백히 보면, 책임은 조민씨가 더 크죠. 성인이 저지른 죄이니까요. 그 나이쯤 되면 부모가 불법을 저지르려 할 때 막을 정도까지는 못 되더라도 그로 인해 혜택을 받아서는 안 되는 거죠. 입시 부정 결과 자체가 부당하다 여기로까지 논의가 번지는 것은 사양하겠고요.


그런데 정순신 변호사 아들 사건은 학폭 처벌을 높이는 방향으로까지 논의가 진행되고 있는 반면에, 조민씨 사건은 이런 논의로까지 진행되지 않는 것을 보면서,


학폭이 성인이 되어 저지른 불법보다 사악한 것이라고 생각하는 국민정서가 반영된 것인가,


의문이 드네요.


입시가 너무 치열해서 결국 이렇게 학폭 문제가 커진 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긴 합니다만.

keyword
작가의 이전글죗값을 치러도 적응이 어려운 한국사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