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케아도 한번 보고 건축대전도 한번 보려고요
근 몇 달 제대로 잠도 못 자고 이번 달은 또 원룸마다 단기로 돌아다니다 보니, 그동안의 피로가 밀려들어서 숙소마다 자다가 마지못해 일어나 배가 고파 먹다가, 유튜브 좀 보다가, 다시 자고, 이런 일상인데,
내일은 재판부 기피 신청을 해야 해서 법원에도 가야 하고, 코엑스 의료 전시도 봐야 해서 나가긴 나가야 되고, 천식이 두 달 이상 도무지 나아지지 않아서 살던 동네 병원에서 천식약도 받아야 되고,
지금 숙소 근처라 광명 이케아도 한 번 가서 다시 천천히 살펴볼 생각인데, 종로에 건축 전시가 있다고 기사가 와서, 일단 피곤해도 가는 것으로 하려고 올려둡니다.
이케아를 가본 분들은 알겠지만 서구 건축 내부 구조는 기본적으로 대중의 동선을 가능하면 통제하는 방식이라, 예전에 쓴 것도 같은데, 프랑스 파리 법원은 입구와 출구가 완전히 달라, 우리나라처럼 출구와 입구가 붙어있거나 같아서 출구를 잘못 나와도, 바로 다시 입구로 들어갈 수가 없어, 잘못 나오면 한참 헤맵니다.
대표적으로 이케아가 그렇죠, 입구와 출구를 제 멋대로 들어갈 수야 있지만, 원래 건물 내부 동선에 따른다면 정해진 입구로 들어가 쇼룸을 보고 레스토랑에서 간단히 먹고 제품을 개별로 놓은 것들 중 구매를 결정해 최종 계산하고 식품을 산 뒤 나오는 구조입니다.
심지어 자동차를 갖고 가도, 건물 입구에서 나뉘어 있어서, 한국 마트처럼 주차장 입구와 출구가 붙어 있어 동시다발적으로 자동차가 나가고 들어가는 구조가 다소 아닙니다. 가끔 운전 못하는 분들 마트 출구가 입구인 줄 알고 들어갔다가 낭패 보는 일 자체를 다소 억제해 놓은 거죠.
사람이야 워낙 자기 의지대로 마음껏 움직인다지만, 이케아 동선에 잘 따른다면, 고객의 건물 내 내부 동선이 통제되고 있으므로 대규모 인원도 마찰 없이 구경할 수가 있습니다. 이거를 이번에 혼자 가서 천천히 다시 보려고요. 저는 사실 뭐가 됐든 몇 시간이고 혼자나 말 안 거는 누군가와는 그나마 같이 보는 걸 무척 좋아하거든요.
사실 회전문도 두 명 내외의 사람만 한 공간에 들어가 나가거나 들어갈 수 있는 구조로, 서구 건축은 대중이 건물에 들어오고 나가는 방향이나 수량 자체를 통제해 혼란을 애초에 제거하는 방식이며,
한국은 이 자체를 선호하지 않아 길에서 서로 마주 했을 때 어느 방향이 양보한다, 이런 암묵적인 룰도 없으니 길에서 어깨빵이라고 다투고, 마트나 이런 건물 입구도 오고 가는 사람들로 정신이 없죠.
물론 한국이 이런 동선 정리를 선호하지 않는 이유가 있을 것으로 추정하나, 일단은 이케아를 다시 한번 가보고 또 건축대전도 시간 되고 덜 피곤하면 가보려고 정보 킵해둡니다. 중국은 다소 동선 정리가 된 편으로 보이고, 일본은 언제 기회 되면 가서 볼 생각입니다.
그나저나 이 동네 비행기 소리가 보통 시끄러운 게 아니네요. 문을 열 수가 없어요. 비행기 소리가 이렇게 시끄러운 건 처음 알았네요.